방송사들이 설 연휴를 맞아 다양하고 풍성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 특히 이번 연휴는 토요일을 포함하면 무려 5일간이나 계속되는 긴 휴가. 때문에 각 방송사들은 더욱 신경을 써 볼거리를 마련했다는 소식이다.

▲ 기영·기철이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국산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

♠ 다큐멘터리
올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다큐멘터리이다. KBS 1TV ‘다큐멘터리 HD로 보는 한국의 사계’(11일 오전 11시 10분)는 최신 기술을 이용한 고화질(매우 좋은 화면 상태) HD TV에 아름다운 한국의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자연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겨울섬, 울릉도 이야기’(12일 오전 11시 10분)는 눈 덮인 신비의 섬, 아름다운 울릉도의 겨울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때 묻지 않은 삶을 그린 작품이다. ‘지글지글 보글보글 맛있는 코리아, 세계를 간다’(12·13일 오후 10시)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내용. 1부 ‘세계가 반한 한국의 맛’, 2부 ‘한국 음식 세계화 프로젝트’가 차례로 나간다.
SBS는 ‘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가슴곰’(11·12일 오후 8시 40분)을 설 특집으로 내보낼 예정.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에서 태어난 새끼곰이 어미곰을 떠나 지리산의 자연에 스스로 적응해 살아가는 모습을 차분히 담아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매의 생활을 보여주는 EBS 자연 다큐멘터리 ‘매’(13일 오후 8시 50분) 역시 눈여겨볼 프로그램. 섬과 바다를 무대로 펼쳐지는 매의 힘찬 비행 실력과 재빠른 사냥 모습, 새끼를 기르는 과정 등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 영화 애니메이션
KBS 1TV는 국산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11∼13일 오전 10시)을 방송한다. 배경은 오래 전 우리의 무척 어려웠던 시절. 살림은 넉넉지 않지만 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마을을 배경으로 기영·기철 형제가 벌이는 여러 사건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준다. 2TV는 빅베어(9일 오후 3시)와 디즈니 명작 만화 ‘벨과 마법의 성’(11일 오후 1시)을 마련한다. 빅베어는 드넓은 로키 산맥을 배경으로 소년과 곰이 나누는 우정을 그린다. 등장 인물과 어우러진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벨과 마법의 성은 유명한 ‘미녀와 야수’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대부분 다시 나오는 작품.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시계·찻잔·촛대 등이 즐거움을 전한다.
MBC가 내놓을 ‘독고탁의 비둘기 합창’은 오래된 작품이지만 언제 보아도 정답다. 만화가 이상무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EBS의 ‘꼬마 친구 알비’(12·13일 오후 3시 10분)는 열 살 먹은 소년 알비가 심술궂은 콕스 아저씨, 누나 메리 등과 함께 벌이는 엎치락뒤치락 소동을 펼치고 있다.

♠ 오락 프로그램
동물들이 주인공이 된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SBS ‘TV 동물 농장’(10일 오전 9시 50분)은 설날 특집으로 동물들의 장기 자랑 대회를 연다. 손으로 물 떠먹는 고양이, 밖에 나갔던 가족이 돌아오면 양말과 스타킹을 벗겨주는 강아지 등 특별한 재주를 지닌 동물 가족들이 출연한다. 같은 SBS의 ‘기상 천외 동물 대탐험’은 판다와 흰사자 등 희귀 동물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색다른 프로그램이다.
KBS 2TV는 ‘세기의 마술사 카퍼필드의 불꽃 폭풍’(12일 오후 1시)을 준비했다. 세계적 마술사 카퍼필드가 눈이 휘둥그레지는 진기한 마술을 선보이는 귀한 기회. 최수종·서인석 등 어린이들에게도 인기 높은 왕건의 출연자들이 등장, 퀴즈 대결을 벌이는 ‘왕건 오락관’(12일 오후 8시 20분)도 있다. MBC 설날 특집 ‘별난 재주, 별난 아이’(11일 오전 9시 30분)는 인기 그룹 god와 특별한 재주를 지닌 어린이들이 함께 꾸미는 무대. ‘네모나라 지오디’(11일 오후 4시 40분)는 god와 깜찍한 소녀 가수 장나라가 함께 펼치는 노래와 이야기 한마당이다. 이 밖에 EBS ‘퀴즈 천하 통일’(13∼14일 오후 6시 55분)에서는 최고 퀴즈왕 인천 주안북초등과 이에 도전하는 5개 학교와의 대결을 선보인다.

/ 정상영 기자 sy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