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린이 축구왕!”
20일 제주 서귀포서 끝난 ‘2002 칠십리배 전국 초등학교 축구 연맹전’ 우승을 차지한 경기 과천초등학교(교장 유광성) 축구 선수들은 자신만만해 했다. 1997년 팀 창단 후 처음 오른 전국 대회 정상이라서 크게 들뜨고 흥분할 만도 했건만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이제 첫 우승일 뿐, 앞으로도 챔피언에 올라야 할 대회가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천초등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들의 실력을 마음껏 자랑했다. 그러나 작년까지만 해도 이들은 그리 두드러지지 못한 팀이었다. 지난 5년간 작은 지역 대회서 몇 차례 입상한 적은 있지만 전국 규모 대회선 늘 시원찮은 성적을 내곤 했다.
그러나 과천초등은 올 들어 불끈 솟아오르고 있다. 이는 11명의 주전 선수들이 모두 6학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회 최우수 선수로 뽑힌 주장 이성민 군을 비롯, 14골을 터뜨린 진용 군, 결승전서 골을 기록한 임현태 군, 골키퍼 이형수 군 등 어린이들은 대부분 3∼4학년 때부터 운동을 함께 시작했다. 그 결과 이들은 모두 초등학생으로는 최고의 실력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함께 뛰며 연습에 몰두해 왔기에 눈을 감고도 다른 친구가 어디에 가 있는지, 어떤 작전을 쓸 것인지를 단숨에 알 정도이다.
이러한 실력은 기록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예선을 포함, 과천초등과 맞붙은 상대는 모두 8개 팀. 예선에서 울산 옥동초등이 1 대 1로 비긴 것을 빼고는 모두 이들에게 무릎을 꿇었다. 부산 금정, 인천 남동, 여수 미평, 서울 동명, 울산 화진, 경남 창원, 그리고 결승에서 맞붙은 경기 광덕초등까지 다른 팀들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8경기서 20골을 넣고 겨우 3골만을 내주는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 같은 빼어난 성적에는 한정규 감독과 김태훈 코치의 가르침도 빼놓을 수 없다. 어렵고 힘든 축구가 아니라 즐거운 축구를 늘 강조한다는 것. 한정규 감독은 “축구를 재미있게 하기 때문에 하루 2∼3시간의 비교적 짧은 연습만으로도 충분히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자랑한다.
“올해 열릴 소년체전, 회장기 대회 등 전국 대회 우승을 모두 휩쓸고 말겠습니다.” 과천초등 감독과 축구 꿈나무들이 품고 있는 한결 같은 목표이다.

/제주=정상영 기자 sy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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