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철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에서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고 취미 생활 즐기듯 가벼운 마음으로 드나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여름 방학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방학 때면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 박물관이다. 그러나 막상 박물관에서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이들은 하소연한다. 박물관 유물들을 어떻게 관람하고 또 즐겨야 할까? 서울역사박물관 권순철 홍보팀장(학예연구사)을 만나 보았다.

- 박물관엔 왜 가야 하나요?

“현재는 옛사람들이 남겨 놓은 문화 유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과거가 없는 미래 역사는 있을 수 없어요. 박물관에는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삶이 실물로 전시돼 있습니다. 수천 년 역사와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니까 당연히 자주 가봐야죠.”

- 다른 나라 유물은 왜 중요한가요?

“문화에는 국경이 없어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요. 지금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중국 국보전’을 예로 들지요. 우리나라는 특히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한ㆍ당나라 시대 유물을 통해 선조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답니다.”

- 박물관에 가면 1~2시간 정도 휙 둘러보는 경우도 많아요.

“수천 년, 수 만년 역사를 짧은 시간에 다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게 하면 박물관에 대한 거부감만 심어줄 뿐이에요.”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박물관을 1년에 1~2번쯤 가게 되는 ‘특별한 장소’로 여기는 생각부터 버려야 해요. 시간이 날 때마다 드나드는 곳으로 여기면 됩니다. 박물관 한 곳을 여러 차례 다니면서 조금씩 둘러본다고 생각하면 부담감도 훨씬 줄어듭니다.”

- 숱한 유물 중 무엇부터 봐야 할까요?

“일단 박물관을 빠르게 한 바퀴 둘러보세요. 그 다음에는 관심이 가는 것 몇 개를 골라 집중적으로 보세요. 단 한 개만 보고 오는 것도 좋아요. 시간이 없을 때는 꼭 봐야 할 유물을 보고, 대신 책자(도록)를 사서 나중에 꼭 살펴보세요.”

- 유물을 볼 때 꼭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나요?

“어느 시대에,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꼭 알아보아야 하지요. 설명문을 읽거나 안내원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더 궁금한 점은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보세요.”

- 박물관에서의 에티켓은 어떤 게 있을까요?

“딱 두 가지만 당부하고 싶어요. 뛰지 말 것과 만지지 말 것. 특히, 오랜 세월을 견딘 유물은 망가지기 쉬워요. 후손들에게도 보여주려면 절대로 만지면 안되겠죠?”

/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