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만큼이나 바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는 어린이들이 있다. 크고 작은 행사에 초청돼 ‘깜찍한 음악선물’을 안겨주고 있는 어린이 재즈밴드 ‘코리아 주니어 빅밴드’(이하 코주빅)이다.

올해 창단 6년째인 코주빅은 경기도 성남시 은행동에선 꽤나 알려진 ‘지역밴드’. 1년 중 50회 이상 무대에 초대되고, 2005년부턴 매년 정기연주회도 갖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살아있는 음악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이수정 단장은 관악기 개인레슨을 받던 학생 몇 명과 지원자 등을 합쳐 색소폰·트럼펫·트럼본·클라리넷 등으로 구성된 재즈밴드를 만들었다.

연습시간은 1주일에 1~2회로 하루 4시간(오후 5~9시). 어른에게도 힘든 악기들이지만 어린이들은 이제 연주 중에 즉흥연주도 펼쳐 보인다. 트럼펫 주자인 양희은 양(성남 이매초 6년)은 “처음엔 악기를 배우느라 힘들었고, 지나고 나니 새로운 곡을 익히느라 고생스러웠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축하행사를 통해 대중 앞에 서기 시작한 코주빅은 2004년 아시아·태평양 관악제, 2007년 서울컨템포러리 재즈콘서트 초청연주 등을 거치며 명성과 실력을 쌓았다. 신소연 양(성남 중부초 1년)은 “단원활동을 통해 남 앞에 서는 두려움이 없어졌고, 협동심도 배운다.”고 말했다.

20명 단원들은 좁은 봉고차에 끼어 앉아 공연을 다녀야 했고, 비용 문제로 유니폼을 맞추는데도 힘이 들었다. 요즘은 체계적인 율동을 가르쳐 줄 선생님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바뀌지 않는 단 한 가지는 이들의 꿈이다. 임석환 군(성남 중부초 3년)은 “세계 최고의 어린이 빅밴드가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