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배우는 수학 어려울 줄 알았는데… "더 재미있어요"
입력 : 2008.03.24 16:25

서울광남초, 첫 영어몰입 수업

“How many thousands do I have?” (내가 천 자리 숫자 몇 개를 가지고 있죠?)


“Two.” (두 개요.)


“How many hundreds do I have?” (내가 백 자리 숫자 몇 개를 가지고 있죠?)


“Eight.” (여덟 개요.)


24일 오전 서울 광남초등 3학년 3반. ‘1부터 10000까지의 수’를 배우는 수학시간에 난데없이 원어민 선생님의 영어가 등장했다. 골치 아픈 수학과 한 마디 알아듣기도 힘든 영어의 결합. 하지만 뜻밖에도 어린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학생들은 “영어로 수학을 배우니까 훨씬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레지나 라이머스 원어민 선생님〈맨 왼쪽〉과 어린이들이 영어로 네 자리의 수 읽기 공부를 하고 있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레지나 라이머스 원어민 선생님〈맨 왼쪽〉과 어린이들이 영어로 네 자리의 수 읽기 공부를 하고 있다. / 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이날 수업은 국내 공립학교로는 처음으로 영어몰입교육으로 진행됐다. 광남초등은 3~4학년 수학 과목을 1년간 영어로 수업하는 연구학교로 지정됐다. 1주일 4회의 수학 시간 중 3회는 담임 선생님이, 1회는 외국인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이 함께 수업을 한다.


“Could you make this number with this card?”(카드로 이 숫자를 만들어 보세요.)


“Compare the thousand first. Which one is bigger?”(천의 자리 숫자부터 비교해 보세요. 어느 게 더 크죠?)


시종 영어로 진행된 낯선 수학 수업이었지만, 학생들은 별 무리 없이 숫자카드를 이용해 수를 비교하는 학습을 진행해 갔다. 황선민 군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담임 선생님이 다시 설명해 주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Top number(최대수)와 Bottom number(최소수) 같은 용어도 금방 이해했다. 호주에서 온 레지나 라이머스 선생님은 “수학과목은 사용되는 언어가 비교적 단순해서 영어로 배우기에 좋고, 어린이들이 영어와 친숙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섭 교장선생님은 “교재는 지난 봄방학 때부터 10여 명의 선생님이 교과서를 영어로 번역하고, 원어민 교사 3명이 검토를 해 만들었다.”며 “선생님들은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 매주 연수를 받으며 수업 관련 용어를 영어로 익히고, 수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 김아림 기자 cf1024@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