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메리카의 언어>

남아메리카(남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스페인어를 꼭 배워야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만국 공통어’인 영어는 의외로 잘 안 통하는데, 스페인어는 대륙 어느 곳에서나 술술 통하기 때문이란다. 남미와 스페인어…. 지난주 아프리카의 언어 지도에 이어 오늘은 남미의 언어 지도를 살펴보자.

남미 국가 대부분은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이유는 아프리카와 비슷하다. 16세기부터 300년 넘게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은 15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경쟁적으로 새로운 항로 개척에 나섰다. 그리고 15세기 말 남미 대륙이 발견되자, 스페인은 제일 먼저 이곳에 식민지를 건설했다. 스페인은 베네수엘라와 우루과이, 페루, 볼리비아, 칠레 등을 차례로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수 천년 동안 쌓아 올린 찬란한 마야ㆍ잉카문명 등은 무참히 짓밟혀 버렸다.

나라 이름도 마음대로 지어버렸다. 베네수엘라는 스페인어로 ‘작은 베네치아’라는 뜻. 스페인의 정복자는 마라카이보 호수에 세워진 인디오 가옥이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떠올리게 한다며 이런 이름을 지었다.

남미 국가들은 19세기 초가 돼서야 자유를 얻는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그들 고유의 언어를 잃어버린 뒤였다.

현재 스페인어는 영어와 중국어의 뒤를 잇는 ‘제3의 세계 언어’다. 스페인어를 쓰는 전 세계 인구는 약 3억 3200만 명. 대부분 과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 사람들이다.

남미 국가 중 스페인어를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브라질은 1500년 포르투갈 사람에 의해 발견됐고, 1531년 북동부에서부터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됐다. 이밖에 북동쪽 끝에 자리한 가이아나는 영어를, 수리남은 네덜란드어를, 그리고 프랑스령 기아나는 프랑스어를 쓴다. 저마다 영국과 네덜란드, 그리고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 소년조선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