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이 빛에 따라 다 달라보여요
입력 : 2008.07.23 09:07

▨들꽃 아이 / 김동성 그림·임길택 글 / 저학년 이상

 녹색이 빛에 따라 다 달라보여요

탄광마을의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시와 동화로 풀어낸 고(故) 임길택 작가의 단편 동화 ‘들꽃 아이’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줄거리만 보면 이 동화는 심심할 정도다. 초등 6학년의 산골소녀 보선이는 항상 들꽃을 꺾어와 선생님의 책상에 꽂아 놓는다. 붓꽃, 진달래, 원추리꽃 등 계절 따라 꽃도 갖가지다. 도회지에서 온 선생님은 제자들과 함께 꽃의 이름을 배워가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김동성 화백은 ‘심심한 동화’에 서정적이고 포근한 색깔로 예스러운 느낌의 그림을 입혔다. 교실 풍경, 식물도감을 넘겨보는 장면, 빨래를 너는 장면은 추억이 오래 담긴 사진첩을 들춰내는 것처럼 따뜻하고 아득하다. 같은 녹색이라도 빛의 느낌에 따라 미묘한 색감 차이를 전달하는 작가의 관찰력과 정성, 과감한 표현력은 시간에 따라 변해가는 잊지 못할 숲 속 공간들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그림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길벗어린이, 9800원. 


/ 황윤억 기자 gold@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