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남경완 글·정성화 그림｜저학년용

▨뚜깐뎐｜이용포 글｜고학년 이상

제562돌 한글날(9일)을 맞아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그림책과 청소년 소설이 나왔다.

‘한글 우리말을…’(책읽는곰 펴냄, 9500원)은 한글이 어떻게 생겨났고(창제 원리),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 그림책이다. 한글이 없는 시절 백성들이 겪었던 어려움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온종일 책을 쓰고 시를 쓰던 양반들이야/ 한자를 배워 쓰는 게 큰 문제가 아니었지. 하지만 한 해 내내 농사짓기에 바쁜 백성들은/ 그 많은 글자를 언제 다 배우고 익히겠어.”(본문 중에서)

한자로 된 매매 문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땅을 빼앗기는 장쇠, 한자로 된 새 법을 읽지 못해 곤장을 백 대나 맞은 막동이는 글을 몰라 억울한 일을 당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런 어려움을 헤아려 세종은 새 글자를 만들었다. 닿소리 ‘ㄱ’과 ‘ㄴ’은 혀가 입 안에서 구부러지는 모양, ‘ㅁ’은 입 모양, ‘ㅅ’은 이 모양을 본뜬 것이다. 홀소리 ‘·’ ‘ㅡ’ ‘ㅣ’는 각각 하늘과 땅, 사람을 뜻한다. 한글은 이렇게 한 글자 한 글자 과학적인 틀에 따라 만들었고, 사람과 우주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치까지 담은 글자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뚜깐뎐’(푸른책들 펴냄, 9800원)은 영어가 일상어로 자리잡은 2044년(한글 창제 600돌)을 배경으로 한다. 한글은 학교 국어시간에나 겨우 만날 정도로 인기가 뚝 떨어진다. 한글에 관심이 없고 영어가 익숙한 열여섯 살 소녀 제니는 ‘한글 창제 600주년’을 기념하는 바이러스를 접한 날, 엄마의 유품으로 한글 시가 적힌 비단과 ‘뚜깐뎐’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받게 된다. ‘뚜깐뎐’은 제니가 살던 시대로부터 540년 전, 주막집 딸로 태어나 한글로 된 시를 남긴 뚜깐의 이야기다. 뚜깐은 ‘똥뚜깐’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내 아이와도 같았던 뚜깐은 한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뜰에봄 일당을 만나 한글을 배운다. 뚜깐은 한글을 ‘언문’이라고 천시하는 양반들과 달리 열심히 공부해 한글로 된 시를 남긴다. 제니는 비단에 수놓은 한글 시를 해독하며, 한글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 황윤억 기자 gold@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