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은 훈민정음이 세상에 태어난 지 480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당시 민족주의 국어학자들의 단체인 조선어연구회 인사 등 100여 명은 “이날을 경축일로 정하자”는 지석영의 제안을 받아들여 ‘가갸날’로 제정했다.

음력 9월 29일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조선왕조실록 세종 28년 9월 기사에 ‘이달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했다. ‘가갸날’은 1928년 명칭을 ‘한글날’로 바꾸고 1934년에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하여 양력 10월 28일을 기념일로 삼았다.

그러나 1940년 7월 경북 의성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 1946년 다시 날짜를 변경했다. 해례본 서문에 ‘세종 28년 9월 상한’이라는 구문을 근거로 한글학회는 상순의 마지막 날인 9월 10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북한은 1월 9일을 훈민정음 창제일로 기념해오다가 1963년 1월 15일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