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출(退出·물러나 나감) 위기까지 몰렸던 세계적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사(社)의 마스코트 ‘로널드 맥도날드(이하 로널드)’가 다시 돌아온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최근 “맥도날드사는 로널드를 TV 광고와 어린이 전용 웹사이트에 다시 등장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10일(한국 시각) 현재 맥도날드 어린이 전용 웹사이트(www.happymeal.com)엔 로널드가 전면에 등장한다. 또 자기 사진을 올리면 로널드와 함께 찍은 형태로 만들어주는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코너, 친구들에게 로널드 동영상을 보낼 수 있게 한 코너도 눈에 띈다. 그동안 커피 음료, 과일 스무디, 카페 느낌의 매장 분위기 등 어른 대상 마케팅에 집중했던 맥도날드사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빨간 머리에 광대 복장, 큰 구두를 신은 삐에로 아저씨인 로널드 맥도날드는 지난 1963년 TV 광고에 등장한 이후 미국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맥도날드사는 로널드를 앞세워 어린이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1986년 미국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초등생들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산타클로스에 이어 로널드를 꼽았다.

하지만 로널드는 한때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패스트푸드의 영향 불균형과 지나친 열량이 미국인의 건강을 해치는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면서 ‘맥도날드의 얼굴’ 로널드에게까지 불똥이 튄 것. 이후 로널드는 “어린이에게 패스트푸드 섭취를 권유, 비만을 조장한다”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어린이 축구교실 등을 펼치며 ‘건강 전도사’를 자청(自請·어떤 일에 나서길 스스로 청함)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31일(현지 시각) 미국 기업 감시 시민단체인 CAI(Corporate Accountability International)는 실제로 로널드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CAI는 “패스트푸드 산업 때문에 생긴 어린이 비만 위기를 극복하려면 맥도날드사의 마스코트 로널드를 더 이상 광고에 이용하게 해선 안 된다”며 시카고 도심에 있는 한 맥도날드 지점에서 ‘로널드 은퇴식’까지 열었다.

한편, 미국 샌프란시스코주(州)는 지난해 처음으로 패스트푸드점의 ‘장난감 끼워 팔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나머지 주들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이 법안의 최대 피해자 역시 맥도날드사다. 장난감 끼워 팔기로 가장 큰 재미를 본 대표적 상품이 맥도날드 어린이 전용 메뉴 ‘해피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