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전쟁에 지친 일본군을 달랜다’는 명분으로 일제에 강제로 끌려간 한국 여성) 문제와 관련, 일본에 “한일청구권협정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일본 외무성은 현지 언론을 통해 “일본은 한국에 대한 법적 보상을 이미 모두 끝냈다”라며 사실상 우리 측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한일청구권협정이 뭐길래 양국이 이렇게 팽팽히 날을 세우는 걸까요?

한일청구권협정은 지난 1965년 우리나라와 일본 정부가 맺은 ‘한일 기본조약’ 내용 중 하나입니다. 한일 기본조약은 ‘대한민국과 일본 간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 7개 조와 이에 딸린 4개 협정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중 하나인 ‘청구권·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을 줄여 한일청구권협정이라고 부르죠.

청구권협정이 체결되며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벌인 모든 침략·범법 행위를 ‘경제협력자금’(당시 기준 8억 달러가량)이란 이름의 돈으로 보상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위안부 문제 관련 보상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1990년대 들어서야 당시 위안부로 동원된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알려졌거든요.

청구권 협정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합니다. 서현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협정 자체를 뒤흔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리 정부가 받아야 할 보상을 모두 받았으므로 청구권과 관계없이 피해자 개개인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