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오염으로 몸살을 앓아 왔던 시화호가 세계 최대의 조력(潮力)발전소로 바뀌게 됐다. 착공 9년 만에 완공 된 시화호조력발전소는 10기의 발전기를 이용해 254㎿(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20만명이 쓸 수 있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는 발전소가 등장하는 셈이다.

조력발전은 달의 중력에 의해 하루 두 차례씩 드나드는 밀물과 썰물을 이용한 발전 방식이다. 화석연료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원자력발전처럼 위험한 폐기물이 생길 염려도, 끔찍한 사고의 위험도 없다는 사실이 강조되며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청정 에너지인 것처럼 알려져 왔다.

하지만 단순히 해안으로 밀려드는 밀물이나 밀려나가는 썰물론 발전기를 돌릴 수 없다. 밀물과 썰물이 발전기를 휘돌아 흘러가버리기 때문이다. 밀물이나 썰물을 이용하려면 대규모 물막이(댐)를 건설해 인공적으로 발전기를 돌릴 수 있는 낙차(落差·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물의 높낮이 차)를 만들어야 한다. 시화호의 경우 최대 5.6m의 낙차가 생긴다. 다만 서해안은 지형적으로 해안의 경사가 완만해 썰물 땐 발전기를 돌릴 수 있을 만큼의 낙차가 생기지 않는다. 물막이 안으로 밀려들어온 물이 넓은 면적으로 퍼져버리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시화호조력발전소는 밀물을 이용해 발전하되, 썰물은 발전기를 돌리지 않고 그냥 흘러나가도록 설계됐다.

조력발전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밀물과 썰물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자연현상이기 때문이다. 시화호처럼 대부분의 조력발전소는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짓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도 적다.

그렇다고 모든 조력발전소가 무조건 환경 친화적이라고 하긴 어렵다. 조력 발전에 필요한 대형 물막이가 해안의 경관과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서해안에 발달한 갯벌은 세계 5대 갯벌로 알려질 만큼 뛰어난 경관과 풍부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조력발전을 위한 인공 물막이는 이런 갯벌을 완전히 못쓰게 만들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안 어족 자원의 변화와 철새 서식지 파괴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조력발전소를 가동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인 것, 그나마 매일 한 시간 정도씩 변화한다는 것도 단점이다. 정작 전력 수요가 많을 땐 발전을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화호는 본래 인근 농경지에 농업 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지난 1994년 완공됐다. 하지만 완공 직후부터 주변 공장의 폐수와 생활하수가 흘러들면서 ‘죽음의 호수’로 변해버렸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시화호의 고질적 오염을 해소하면서 전력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1967년 가동하기 시작한 프랑스 랑스조력발전소가 여전히 세계 유일의 상업용 조력 발전소란 사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