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방재연구원 제공

겨울철에 백두산이 폭발하면 12시간 후 화산재가 일본까지 이르러 항공 운항이 마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립방재연구원은 18일 “미국 연방재난관리청과 국립해양대기청의 '유해물질확산 대기모형'에 따라 모의실험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병철 국립방재연구원 연구관은 “12시간 동안 100㎦의 화산재가 뿜어져 나온다는 설정으로 컴퓨터 모의실험을 실시했다”며 “이는 약 1000년 전인 946년쯤에 발생했던 백두산 폭발의 규모 등을 참고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편서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겨울엔 백두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동남쪽으로 이동하며 8시간 만에 울릉도와 독도 하늘을 뒤덮고 12시간 후엔 일본까지 상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참조〉. 오사카까진 16시간, 도쿄 인근까진 18시간이 각각 걸렸다. 반면, 남동풍의 영향을 받는 여름 폭발을 가정했을 땐 북한 북동부와 중국 북동부, 러시아 남동부 지역으로 확산될 뿐 동해나 일본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두 경우 모두 남한은 화산재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직접적인 화산재 피해는 없더라도 항공 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겨울철에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 화산재로 인해 도쿄 지역 공항의 이륙과 착륙이 불가능해져 일본과 미국으로 가는 하늘길이 사실상 마비된다. 박병철 연구관은 “화산재가 비행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면 비행 중 엔진이 멈출 수도 있기 때문에 무척 위험하다”며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가급적이면 비행기를 운행하지 않는 게 좋으며, 불가피한 경우를 대비해 우회(迂廻·멀리 돌아서 감) 노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