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축 처질 때 한입 베어 물면 금세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달콤하고 쌉싸래한 음식은? 정답,‘ 초콜릿’ 이다. 초콜릿은 다양한 맛과 형태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정작 그 기원이나 역사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다.

초콜릿의 기원은 고대 마야시대(100~600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야인들은 쓴맛 나는 카카오를 왕궁·종교의식용 음료로 만들어 마셨다. 이들은 열대우림에서 나는 카카오나무를 집 뒤뜰에 심어 키웠다. 수확한 씨앗은 발효한 후 볶고 빻아 반죽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물, 칠레고추, 옥수수 가루 등을 섞으면 거품이 나는 향긋한 음료가 됐다. 설탕을 넣지 않아 맛은 지금처럼 달지 않았다.

16세기 멕시코 아스테카 문명에선 카카오가 돈 대신 쓰일 만큼 귀했다. 아스텍인들도 카카오 음료를 만들어 마셨는데, 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권리는 상류층에게만 주어졌다. 1521년 멕시코를 점령한 에스파냐(오늘날의 스페인)인들은 일찌감치 카카오의 가치를 깨달았다. 그들은 초콜릿을 즐겨 마시는 아스텍의 풍습을 유심히 관찰한 후, 카카오 씨앗을 배에 실어 본국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에스파냐인은 카카오 음료에 계피 등 향신료를 첨가하고 설탕으로 단맛을 냈다. 그 비법은 100년간 그들만의 비밀로 간직했다. 유럽 각국으로 초콜릿이 전파된 건 그 이후였다.

초콜릿의 역사와 기원, 제조 과정 등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예술의전당(서초구 서초동) V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제목은‘동화나라 초콜릿 이야기’. 미국 전역을 돌며 전시 중인 시카고필드 뮤지움의 초콜릿 전시가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기는 건 거대한 카카오나무. 여기선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관련 정보들을 알 수 있다. 카카오의 원산지가 중앙아메리카 열대 우림이란 사실 외에 카카오나무의 잎·열매·씨앗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카카오나무 숲을 지나면 초콜릿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고대 마야시대에서 아스텍, 유럽으로 이어지는 초콜릿의 변신이 다양한 유물과 자료를 통해 펼쳐진다.‘ 초코랜드’코너에선 수확·발효·건조·포장·운송 등 카카오가 초콜릿으로 ‘변신’ 하는 과정이 영상으로 제작, 상영된다. 특별한 날을 더욱 뜻깊게 장식하는 해외 초콜릿 작품이 총출동한 ‘세계의 초콜릿’, 쇼콜라티에(초콜릿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만든 화려한 초콜릿 작품이 전시된 ‘초콜릿 투데이’ 코너도 눈길을 끈다. 관람료는 1만 원.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585-9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