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였던 지난 22일, 군산근대역사박물관(전북 군산시 장미동). 이곳에선 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아 한바탕 전통놀이가 벌어졌다.

박물관 마당에서는 ‘설날 한마당 큰잔치 행사’가 한창이었다. 투호 던지기·팽이치기·굴렁쇠 굴리기·널뛰기·제기차기·팔방놀이·고무줄놀이·자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놀이는 굴렁쇠 굴리기였다. 먼저 어른들의 시범을 보며 따라 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굴렁쇠가 조금 굴러가다가 갑자기 쓰러져서 아쉬움을 더했다. 오랜만에 민속놀이를 즐기는 어른들은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웃으며 달렸다.

▲ 3.박물관을 찾은 한 어린이가 어린이체험관에 마련된 크레인 모형으로 선박에 화물을 옮겨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전통놀이를 한바탕 즐기고 박물관 내부를 찾았다. 지난해 9월 개관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과거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과 전국 최대 규모의 근대문화자원을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은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체험관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나뉘어 있다. ‘해양물류역사관’에선 우리나라 해양물류와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과거 군산이 물류유통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근대생활관’엔 1930년대 군산의 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학교, 쌀집 등 옛날 사람들의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근대 한복 입어보기’도 할 수 있다. 이날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은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고 태극기를 들었다. 곧바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근대 한복을 입은 학생들은 “내가 마치 유관순 열사가 된 기분”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어린이체험관’에선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 행사로 가득 차 있었다. 군산항 부두의 크레인 모형에서는 선박에 직접 화물을 옮겨볼 수 있다. 군산 주변의 63개 섬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에선 군산의 지리적 위치와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이날 손녀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던 정근영(78세) 씨는 “설 연휴를 맞아 서울에서 내려온 손녀에게 군산의 역사를 알려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