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신라는 왜 흔들렸을까?

백제와 고구려를 무너뜨리고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약 백 년 동안 번영을 누렸어요. 하지만 진성 여왕 때부터 나라의 힘이 약해지기 시작했답니다. 귀족들은 서로 권력을 차지하려고 다투거나 사치에 빠졌어요. 조정은 귀족에 밀려 지방을 다스릴 만한 힘이 없어졌지요.

나라를 다스리려면 세금을 걷어야 했지만 잘 걷히지 않았지요. 조정에서 세금을 걷어 오라고 각 지방에 관리를 보내면, 그 관리가 지방 관리와 짜고 중간에서 세금을 가져갔기 때문이에요. 힘없는 조정과 부패한 관리들 사이에서 시달리는 건 백성들이었지요. 백성들의 원망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졌고 결국 사벌주에서 농민 원종과 애노가 난을 일으켰어요. 이것을 시작으로 나라 곳곳에서 농민들이 난을 일으켰어요. 하지만 신라 조정은 이 같은 혼란을 잠재울 만한 힘이 없었어요. 그러자 지방에서 지식과 경제력을 갖춘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군사를 모아 힘을 기르기 시작했어요. 이들 가운데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여러 마을을 지배하며 도적 떼까지 받아들여 군사 조직을 더 탄탄하게 갖추기도 했어요. 이들을 ‘호족’이라고 해요.

호족은 신라 조정과는 별도로 자신의 지역에 관리를 두고 다스리면서 백성을 보호하고 세금을 거두어들였어요. 실제로 지방을 다스린 건 왕이 아니라 호족이었던 거죠. 그 가운데 가장 힘이 셌던 호족이 바로 ‘견훤’과 ‘궁예’였어요.

◇견훤과 궁예는 어떤 나라를 세웠을까?

견훤은 900년에 나라를 세웠어요. 백제의 옛 땅인 완산주에 수도를 정하고 관청을 설치해 관리를 임명했죠. 그리고 ‘신라가 당나라를 앞세워 백제를 멸망시켰으니 원한을 갚겠다’며 나라 이름을 ‘백제’라 했어요. 오늘날 이를 ‘후백제’라 부르는 건 사람들이 삼국 시대에 있던 백제와 구분하기 위해서예요. 후백제는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 지금의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 대부분을 차지하고 신라를 위협하기 시작했어요. 더불어 주변 나라와 활발하게 교류했어요. 거란이나 일본과도 사신을 주고받으며 다른 나라로부터 당당히 한 나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대요. 견훤이 차지한 곳은 평야 지대가 있어서 세금을 걷고 군대를 유지하는 데 무척 유리했어요. 그 덕분에 후삼국 가운데 군사력이 가장 강해서 나중에 고려를 세운 왕건도 견훤에게는 여러 번 패했어요.

궁예는 원래 세달사라는 절의 스님이었어요.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궁예는 절을 떠나 호족 양길의 부하가 되었어요. 궁예는 양길의 신임을 얻어 수천명의 군사를 이끌고 강원도와 경기도·황해도 일대의 전쟁터를 누비며 세력을 키워나갔어요. 901년에 궁예는 수도를 송악으로 정하고 나라를 세웠어요. 이때 궁예는 ‘신라가 당나라 군사를 빌려 멸망시킨 고구려의 원수를 갚겠다’며 나라 이름을 ‘고구려’라고 했어요. 이른바 ‘후고구려’가 탄생한 것이지요.

한편 진성 여왕은 농민들의 난이 일어나고 도적이 들끓는 동안에도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어요. 진성 여왕의 뒤를 이어 효공왕이 즉위했지만 나라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효공왕이 죽은 뒤 신덕왕·경명왕·경애왕 등이 왕위에 올랐지만 이들도 궁예와 견훤의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리며 위태로운 나날을 보냈어요. 왕이 자주 바뀐 건 귀족들이 나라는 돌보지 않고 계속 권력 다툼을 했기 때문이래요. 왕권은 점점 더 약해졌어요. 한때 한반도 대부분을 차지했던 신라의 영토는 견훤과 궁예가 활발하게 영토를 넓히는 동안 점점 줄어들었어요. 신라·후백제·후고구려의 세 나라로 나뉜 후삼국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지요.

▨문제 풀기

1. 다음 낱말과 낱말의 뜻을 바르게 연결해 보세요.

 ① 호족   ② 궁예 ③ 견훤

 · ㉠ 원래 신라의 군인이었음. 완산주를 수도로  후백제를 세움. 
 · ㉡ 원래 세달사의 스님이었음. 송악을 수도로  후고구려를 세움.
 · ㉢ 신라 말 지방에서 지식과 경제력을 갖추고, 실제로 지방을 다스렸던 사람들.

2. 다음은 후삼국 시대에 대한 설명입니다. 틀린 부분을 찾아 알맞게 고쳐 보세요.

① 백제를 이어 나간 나라는 신라다. (               )

② 고구려를 이어 나간 나라는 여진이다. (               )

③ 후삼국은 후고구려, 여진, 신라를 말한다. (           )

▨탐구하기

1. 다음 왕위 계보를 비교해 보고, 알 수 있는 사실을 정리해 보세요.

2. 다음은 ‘신라 말기의 난’에 대한 지도입니다. 지도를 보고 알 수 있는 사실을 정리해 보세요.

3. 다음은 ‘신라 말기 호족의 세력 분포’와 ‘후삼국의 영토’에 대한 지도입니다. 두 지도를 비교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무엇인지 정리해 보세요.

▨정리하기

본문 내용을 바탕으로 신라 말기의 상황은 어땠는지 적어 보세요.

▨활용하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지 200여 년이 흐른 뒤, 한반도는 다시 세 나라로 나누어졌어요. 어떤 나라가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정리해 볼까요?

※ 정답

[문제 풀기]

1. ① 호족 -㉢ , ② 궁예 -㉡, ③ 호족 -㉠

2. ① 백제를 이어 나간 나라는 신라다.
-> 백제를 이어 나간 나라는 후백제다.

② 고구려를 이어 나간 나라는 여진이다.
-> 고구려를 이어 나간 나라는 후고구려다.

③ 후삼국은 후고구려, 여진, 신라를 말한다.
-> 후삼국은 후고구려, 후백제, 신라를 말한다. 

[탐구하기]

1 신라 말기에는 안정기에 비해 왕의 재위 기간이 짧아졌다. 왕이 자주 바뀌었다.

2 여러 지역에서 난이 일어났다. / 백성, 호족, 귀족 세력 등 여러 세력이 여러 지역에서 난을 일으켰다.

3 지방에서 호족들이 세력을 키워 나라를 세웠다. 궁예는 후고구려를, 견훤은 후백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