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국어는 우리말인데 왜 이렇게 어려워요?”

초등 고학년이 되면 갑자기 국어가 어렵다는 아이들이 많아진다. 교과서에 어려운 단어가 자주 나오고, 단락과 문장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국어 실력은 다른 과목의 밑바탕이 되고, 이후 중·고등학교 및 대학생 때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본기를 잘 다져놔야 한다. 국어를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우리말을 잘한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깊게 사고하고, 수준 높은 언어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음을 뜻한다. 소년조선일보는 ‘초등 고학년, 이것만은 잡고 가자’ 시리즈 두 번째로 국어를 잘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국어 공부의 시작은 배경지식 쌓기

국어는 선행학습을 하기 어려운 과목으로 꼽힌다. 다른 교과에 비해 개념적인 지식이 적고, 지금 교과 내용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계속해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어 공부는 무리하게 몇 학년 과정을 앞서 익히기보다는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좋다. 신사고콘텐츠연구소 한원식 책임연구원은 “국어를 공부할 과목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말과 글을 좀 더 잘하기 위해 익히면 좋은 대상으로 부담 없이 접근하는 것이 좋다. 국어 교과서만 놓고 씨름하지 말고 평소에 말과 글에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경지식을 넓히는 데는 독서만 한 것이 없다. 특히 여유가 많은 방학을 활용해 다음 학년과 관련된 연계 도서가 있는지 찾아보고, 틈틈이 읽어두면 도움이 된다. 책을 통해 한 번이라도 접했던 것에 대한 글이 나오면 친숙하게 느끼기 때문에 이해력과 독해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예컨대 다음 학년 교과서에 어떤 동화가 실려 있다면, 원작을 사서 읽어보는 형태다. 여유가 있다면 저자의 다른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비상교육 초등교재개발본부 임현경 연구원은 “교과서에 수록된 지문과 연계된 책을 찾아 미리 읽어두면 선행학습을 한 효과도 있고, 한쪽으로 치우친 독서습관도 고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미리 읽어야 할 교과 연계 도서 목록을 작성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워진 국어 평가에 익숙해지자 

국어 공부가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평가 방법이 새롭게 변했기 때문이다. 국어 교과서의 내용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시험 유형도 4지선다형(보기 4개 중에 정답 찾기)이 아닌 5지 선다형(보기 5개 중에 정답 찾기)문제와 서술형 문제가 많아졌다.

달라진 국어시험 문제의 유형을 알기 위해서는 국어교과서의 특징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 국어교과서는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고, 학생 스스로 사고 과정을 거치고, 친구들과 함께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활동이 많다. 평가 방법 역시 단순히 암기한 내용을 묻지 않는다. ‘국어 공부의 달인’ 저자인 이선희(서울 가원초) 교사는 “보고 듣고 읽으면서 내용 추론하기,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 쓰기,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반박글 써보기 등 사고와 언어 활용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과 내용이 다양해진 점도 주의해야 한다. 국어 교육의 대상이 말과 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실생활의 모든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매체 발달에 따라 글로 이루어진 작품 위주에서 TV 드라마, 만화, 애니메이션 등 국어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한원식 책임연구원은 “의사소통의 대상이 되는 소재를 보고 무엇을 표현하려고 한 것인지, 표현하는 방법의 특징은 무엇인지,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 등을 묻는 문제가 자주 나온다”고 분석했다.

◆서술형 문제, 반드시 짚고 가라

전문가들은 현재 전체 시험 문제의 30%에 달하는 서술형 문제가 점차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서술형 문제는 교과 내용을 단순히 잘 암기했는지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시험에 대비하는 자세도 지식을 달달 외우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임현경 연구원은 “평소 다양한 책을 읽되, 독서기록장에 책에서 알게 된 정보를 정리해보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재 국어 시험에 자주 나오는 서술형 문제를 살펴보면 ‘제시문을 읽고 원인과 결과가 잘 드러나도록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 쓰시오’ ‘글쓴이의 의견에 대한 내 의견을 까닭을 들어 쓰시오’ ‘주어진 제시문에서 알 수 있는 인물의 성격을 쓰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인물의 말이나 행동을 근거로 완성된 문장으로 쓰시오’ 등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틈틈이 글을 써보자”고 권유했다. 그는 또 학습 목표를 중심으로 교과서를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대부분 시험 문제가 학습 목표에서 제시하는 학습 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술형 문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는 것이다. 이선희 교사는 “서술형 문제는 반드시 수업 시간에 다뤘던 주제에서 나오기 때문에 덜컥 겁부터 먹을 필요가 없다. 평소 독서나 대화를 통해 글의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고학년을 위한 토론 준비법]

7차 개정 교육과정 초등 5학년 국어교과서는 토론 활동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토론을 잘하기 위해서는 토론의 주제에 대한 사전 준비와 토론을 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틈틈이 연습을 해서 토론 실력을 높여보자.

①토론의 출발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해야 옳은 근거를 들어 반박할 수 있다. 상대방 주장을 간단하게 메모하거나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들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②의견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주제에 대한 폭넓은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필요한 자료를 조사하고 정리하는 연습을 해본다. 지금 왜 이 주제가 중요한지도 파악해본다.

③의견을 말할 때에는 반드시 주장에 대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주장과 이유를 말하며 설득하는 연습을 해본다.

④토론에도 지켜야 할 예절과 규칙이 있다. 다른 사람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졌다고 무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