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화초 전교부회장 지태우(6학년) 군은 방학 때면 공부 계획보다는 활동 계획을 많이 세운다. 가족 여행은 물론이고, 캠프, 봉사활동까지 빼놓지 않는다. 공부는 학기 중에도 충분히 짬을 내서 할 수 있지만, 여행을 하고 캠프를 가는 활동은 방학 아니면 엄두를 못 내기 때문이다. 태우는 “초등 저학년 방학 때부터 다양한 활동을 한 덕분인지 새로운 환경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여름방학에는 평소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걸려 못했던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기 쉽다. 인성스쿨 지영수 교육본부장은 “무엇을 할지 몰라 학원만 더 다니는 경우가 많다. 자칫 실내에서만 보내기 쉬운 더운 여름방학, 추억을 쌓을 소중한 기회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리 준비하는 여름방학’ 시리즈 마지막 편으로 방학 때 놓치지 말아야 할 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자

먼저 고려해볼 것은 가족 여행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에 쫓겨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들고, 혼자 다니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이기 때문이다.

양하연(서울 중대부초 4) 양은 방학 때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반드시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저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그 시간과 돈을 아껴 여행을 떠나요. 초등 저학년 때 여기저기 학원에 다녀봤는데, 전혀 재밌지 않았어요. 초등학교 때에는 좁은 방안보다는 세상을 경험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조언을 따라 함께 여행을 했는데 오히려 공부에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여행을 통해 3모작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예술의 전당과 루브르 박물관은 어떻게 다른지, 전기 없이 사는 삶은 어떤 모습인지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시야가 넓어지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하연 양 가족은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서 무엇을 배울지 큰 목표를 정하고, 그곳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을 뽑는다. 사전 조사를 꼼꼼히 하고, 여행지에서 할 모든 프로그램을 예매해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하연이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면 그간 느끼지 못했던 가족 간의 정을 나눌 수 있고, 역동적인 활동도 같이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초등생 방학관리법’의 저자 고양 풍산초 김범준 선생님은 “평소와는 다른 가족 여행을 꿈꾼다면 조부모와 함께 가거나 친척 중 중ㆍ고등학생 및 대학생과 함께 가라”고 조언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방의 토속음식이나 재래시장, 지역축제를 체험하는 것을 추천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린이 여러분이 알고자 하는 궁금증을 체험을 통해 깨달은 분들이세요. 집 밖을 나섰을 때 부모조차도 궁금해지는 식물들의 이름과 옛 생활도구들의 쓰임새 등에 대해 후련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분들이지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입을 통해 ‘내가 어렸을 적엔~’으로 시작하는 설명들은 지루한 내용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탈바꿈시켜, 무조건 외워야만 할 것 같은 부담스러운 교과내용도 쉬운 얘기처럼 들릴 수 있어요.”

◆관심 분야에 대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자

최근 중ㆍ고교 입시에서 비교과 활동을 비롯한 창의적 체험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강요하기 위해 에듀팟(www.edupot.go.kr)을 운영하고 있다. 에듀팟에는 학생이 자신의 활동내용(자기소개서,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방과후학교활동)을 기록하게 돼 있다. ‘똑똑한 엄마는 초등부터 포트폴리오를 준비한다’의 저자 박현주씨는 “초등 방학 때는 중ㆍ고교 때를 대비해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미리 해볼 수 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그중 가장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 중ㆍ고교 때 집중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권유했다. 예컨대, 자연에 관심이 있다면 식물을 관찰해 식물도감을 써보거나, 손재주가 뛰어나다면 공예 프로그램에 참가를 신청해 직접 체험해보는 식이다.

“요즘 대학들은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갖춘 사람’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일찍부터 진로를 설정하고, 목표에 맞게 노력한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자유롭게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써보면서 진로와 관심사에 관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해보세요.”

봉사활동이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이삭 헬로우뮤지움 관장은 “단순히 예술작품을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나 체험관을 가보는 것도 좋다”고 추천했다.

<봉사활동 정보를 볼 수 있는 사이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www.dovoi.net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www.voiunteer.seoul.go.kr

서울 희망온돌 프로젝트 www.ondol.welfare.seoul.kr

사회복지 봉사활동 인증관리 www.vms.or.kr

복지넷 www.bokji.net

희망의 집짓기 해비타트 www.habitat.or.kr

사단법인 볼런티어 21 www.volunteer21.org

리트렉트 www.rotarykorea.org

나눔클럽 www.beautifulfun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