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2300m의 멕시코 중앙 고원엔 '신이 창조한 도시'란 뜻을 지닌 테오티우아칸<사진>이 있다. 현존하는 아즈텍 문명의 최대 유적지로, 후세 사람들이 이곳에 남겨진 웅장한 유적들을 발견하고 붙인 이름이다.

올멕 문명의 영향을 받은 테오티우아칸 문명은 기원전 2세기경에 시작돼 서기 4~7세기에 찬란하게 꽃피웠다. 이곳에 신전이나 제단이 유난히 많은 것은 올멕 문명이 종교와 제사를 중요하게 여긴 점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테오티우아칸엔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가 있다. 이 두 신전을 보면 마치 이집트 피라미드 같단 느낌을 받는다. 아메리카 대륙에 이처럼 큰 피라미드가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4층으로 된 태양의 피라미드 높이는 66m. 이집트 피라미드들과 맞먹는 크기다.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정상에 오를 수 없는 구조인 것과 달리, 태양의 피라미드는 248개의 가파른 계단을 통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학자들은 이 피라미드를 짓기 위해 3000여 명이 적어도 30년은 쉬지 않고 작업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6m 높이의 달의 피라미드는 테오티우칸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축물이다. 과거 아즈텍 사람들은 이 피라미드를 인신 공양(살아 있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제사 의식)의 장소로 사용했다.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 앞엔 '죽은 자의 길'이라 불리는 넓은 길이 있는데, 의식 때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당시 전쟁 포로로 잡힌 수많은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달의 피라미드로 옮겨져 죽음을 맞이했다. 아즈텍 사람들은 세계가 지속되기 위해선 인간의 심장과 피를 신에게 바쳐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의식은 에스파냐에 점령된 16세기 이후에야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