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준이는 같은 반 여자친구 경화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경화는 용준이의 그런 마음을 잘 몰라주는 것 같습니다.

'나는 경화가 참 좋은데…. 내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을까?' 그래, 편지를 한번 써보자!'

용준이는 며칠 동안 고민하며 편지를 썼습니다. 이제 마지막 한 문장만 더 쓰면 꽤 멋진 편지가 완성될 것 같았습니다. 무슨 말로 마무리를 할까 고민한 끝에 문득 좋은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야호! 그래, 그렇게 쓰면 경화도 분명히 내 마음을 알아줄거야!'

그리고 편지를 꺼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편지가 온데간데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뿔싸! 용준이는 교실 책상 위에서 편지를 쓰다가 그대로 두고 나온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 망했다. 친구들이 편지를 보면 내가 경화를 좋아한다고 놀릴 텐데…. 어떻게 하지? 벌써 다 봤을 거야. 어떡해. 아, 정말 울고 싶다. 창피해. 흑흑….'

용준이는 친구들에게 놀림당할 각오를 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털레털레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친구들은 용준이에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찌 된 일이지?'

편지의 행방을 놓고 눈치만 보던 그때, 누군가 용준이의 어깨를 '툭툭' 쳤습니다. 뒤돌아보니 용준이의 짝인 훈이였습니다. 훈이는 용준이를 교실 밖으로 조용히 불러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너 편지 잃어버렸지? 중요한 편지를 아무렇게나 책상에 두고 가면 어떡하냐? 자, 여기!"

훈이는 웃으며 편지를 건넸습니다.

"훈아, 너 혹시 이 편지 다 읽어봤어?"

"아니, 앞부분만 조금 읽어봤어. 네가 경화에게 보내는 중요한 편지인 것 같아서 내가 얼른 챙겨놨지!"

"나였으면 다 읽어보고 다른 사람한테 막 이야기하고 다녔을 텐데…."

"비밀을 지켜주는 건 친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겠어? 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단짝 용준이 비밀인데 말이야."

"훈아, 고마워. 넌 내 은인이야!"

여러분, 만약 훈이가 나쁜 마음으로 편지 내용을 다른 친구들에게 소문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용준이는 창피한 마음에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경화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었겠지요.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거슬리는 말이나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본인이 밝히기 싫은 사생활까지 모두 캐내 알리는 이른바 '신상 털기'가 유행입니다. 이는 당사자에게 무척 큰 상처가 됩니다.

용준이가 그랬듯,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비밀을 한두 가지씩은 다 가지고 있을 거예요.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내 비밀이 중요하듯, 다른 사람의 사생활과 비밀 역시 헌법에 의해 보호받는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우리 친구들도 훈이처럼 다른 사람의 비밀을 지켜주는 멋진 어린이가 될 수 있겠죠?

도전! 헌법짱 퀴즈

Q. 우리 헌법에서 말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해 잘못 설명하는 친구는 누구일까요?

①광희: 연예인도 사람이니까 팬이라고 해서 연예인의 모든 것을 알려고 하는 건 잘못된 것 같아.
②슬옹: 내 미니홈피에 비밀로 올려놓은 사진을 누군가가 해킹해서 전체공개로 해놨어. 이것도 내 사생활을 침해한 범죄라고.
③현수: 친구의 웃긴 모습을 나 혼자 보기에는 아까우니까 친구가 허락하지 않더라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줘야지.
④준호: 친구의 핸드폰을 몰래 훔쳐보는 것은 그 친구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것이니까 허락 없이 친구의 핸드폰을 몰래 보면 안 돼.

※9월 11일까지 사이버법교육센터(www.lawedu.go.kr)의 ‘캠페인’ 코너에 마련된 ‘헌법아, 놀자!’ 게시판에 정답을 남겨주세요. 정답을 맞힌 독자 중 5명을 추첨해 ‘문화상품권(1만원권)’과 법무부가 펴낸 ‘만화로 배우는 우리나라 헌법’을 보내드립니다. 어린이의 이름·학교·학년·주소·전화번호를 반드시 써 주세요. 당첨자는 다음 회에 발표합니다.

▲지난주 퀴즈 정답: ③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집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권리나 자유를 침해하면서까지 하는 예술활동은 헌법에 의해 제한을 받게 됩니다. 한밤중에 주택가 골목에서 큰 소리로 부르는 노래도 예술이기는 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기 때문에 헌법으로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당첨자: 장다은(서울 계남초 5학년), 조온유(광주 매곡초 1학년), 심은서(인천 초은초 6학년), 박시연(경기 안양 범계초 4학년), 나태영(경기 부천 상인초 1학년)

｜생각이 자라는 법 이야기｜ 연예인 사생활, 지켜주세요

여러 명이 함께 지만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듯 딱딱 맞아떨어지는 춤 솜씨, 탁월한 노래 실력에 멋지고 화려한 외모까지…. 요즘 K-POP 가수들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릅니다. 해외 유명 팝스타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완벽한데요.

사람들은 가수들의 멋진 춤과 노래에 환호하고, 방송에 비치는 화려한 삶을 동경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들의 사생활에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알권리’를 이유로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합니다. 방송이나 신문, 인터넷을 통해 우리는 가수나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자주 접하는데요. 때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사적인 이야기까지 공개되곤 합니다.

>>알권리 VS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과연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그들의 사생활이나 비밀이 모두 공개돼야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연예인 역시 우리와 함께 이 땅에서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그들에게도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라는 기본권이 있습니다.

물론 직업 특성상 일반인보다는 사생활 노출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나치게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대해 알려고 하고, 함부로 이야기하고 다닌다면 연예인들은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받게 됩니다.

연예인들도 우리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들의 사생활을 존중해 준다면, 아마 더 멋진 노래, 더 멋진 연기로 우리에게 화답할 겁니다.


자신이 유명한 가수나 배우가 됐다고 상상한 뒤, 나의 뒤를 쫓아다니며 사생활과 자유를 침해하는 극성 팬들에게 설득하는 편지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