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일 때만 들리는 소리

조향미 글｜푸른책들｜1만500원

요즘 어린이들은 어른 못지않게 각박한 세상을 산다. 공부하느라 마음껏 뛰어놀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속마음을 터놓을 친구도, 꿈과 목표를 함께 고민해줄 선생님도, 상처받은 가슴을 다독여줄 가족도 곁에 없다. 아직 마음이 성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결핍과 상실을 경험할 때 불행을 느낀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나면 더 단단하게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초등생 해찬이는 외톨이다. 점심때마다 혼자 구석에 앉아 식사한다. 다른 친구들은 삼삼오오 모여 재잘거리며 밥 먹기에 바쁘다. 해찬이도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싶지만, 먼저 말을 건넬 용기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식판이 해찬이에게 말을 건다. 그리고 숫기없는 해찬이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묘책을 떠올린다. 표제작 '혼자일 때만 들리는 소리' 이야기다.

왕따당하는 진우를 방관하는 시현이, 자신을 두고 미국으로 가버린 아빠와 극적으로 화해하는 현수, 과학 시험에서 백점을 맞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웅이, 엄마의 빈자리로 자신감을 잃고 반장 자리를 내놓으려는 준호… 서로 다른 상실과 결핍을 경험한 여섯 어린이의 성장기를 담았다. 상처 입은 어린이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듯한 이야기 전개가 눈길을 끈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하는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주는 청량음료 같은 동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