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학교 폭력 예방 교육 우수학교 가보니…꽃길 산책·편지쓰기… 학교에서 사랑이 피어나요
김명교 기자 입력 : 2013.09.26 09:36

"바른 몸·마음 습관 들이면 친구와 다툴 일 없죠"
시전초, 동요·동시대회 열어 고운 언어 가르쳐 차동초, 다문화 체험 통해 자존감·존중심 배워

 [현장 취재]학교 폭력 예방 교육 우수학교 가보니…꽃길 산책·편지쓰기… 학교에서 사랑이 피어나요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24일 아침 서울 청담초등학교. 막 등교한 1·2학년 어린이들이 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교실을 나섰다. 알록달록 우산을 챙겨든 어린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을 따라 나 있는 '행복 웃음 꽃길'로 향했다.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배경 음악 삼아 느린 걸음으로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

"얘들아, 이 꽃길을 걸을 땐 행복한 마음으로 '하하하' 웃는 거야!"

"네~. 하하하."

"앗, 선생님! 가을인데 장미꽃이 아직도 활짝 피었어요."

"전 어제 새 옷을 샀어요!"

어린이들이 '재잘재잘' 이야기꽃을 피웠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20여분 동안 꽃길을 따라 걷던 어린이들은 1교시 수업을 위해 신나는 발걸음으로 교실로 들어갔다. 이렇게 활기찬 하루가 시작됐다.
 	청담초는 아침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청담초는 아침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감성을 깨우는 리딩맘’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오른쪽 사진) 매주 화요일에는‘행복 웃음 꽃길 걷기’를 통해 친구, 선생님과 소통하고 건강한 몸습관을 기른다./ 이신영 기자
"어린이가 행복하면 학교 폭력 걱정 없어요!"

올해 청담초는 교육부가 주최한 '제3회 학교 폭력 예방 우수 사례 공모전'에서 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청담초의 학교 폭력 예방 프로그램은 인성ㆍ감성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침마다 '행복 웃음 꽃길'을 걷는 것도 프로그램의 하나다. 고경자 교감 선생님은 "올바른 생활 습관은 어린이의 행복과 맞닿아 있다. 행복한 어린이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도 크다"고 설명했다.

"우리 학교에선 바른 식습관·몸습관·마음습관 기르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등교 시간과 쉬는 시간, 점심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실천하고 있지요.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친구와 다툴 일이 줄어들어요. 학교 폭력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
 	청담초는 아침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청담초는 아침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감성을 깨우는 리딩맘’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오른쪽 사진) 매주 화요일에는‘행복 웃음 꽃길 걷기’를 통해 친구, 선생님과 소통하고 건강한 몸습관을 기른다./ 이신영 기자
바른 식습관을 기르기 위해서 매일 '꼭꼭 씹기 운동'도 한다. 호두나 잣, 멸치 등 견과류를 입안에 넣고 30~60초간 천천히 씹으면서 식감을 느낀다. 씹는 즐거움과 음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바른 몸습관은 '행복 웃음 꽃길 걷기'와 체조로 기른다. 바른 마음습관은 '숨쉬기 명상'과 '음식 명상' '긍정·감사의 말 표현하기'를 통해 습득한다.

다음 날(25일) 아침에도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1~3학년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감성을 깨우는 리딩맘'이다. 학부모 자원봉사자 13명이 매주 수요일 오전 8시 40분부터 20분간 인문 고전과 학년별 추천 도서 등을 읽어준다. 고경자 교감 선생님은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어린이들도 리딩맘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진다.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됨은 물론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고 귀띔했다.

인성·감성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겐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김영미 교장 선생님은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고 서로 배려하는 어린이가 많아졌다"고 했다.
 	차동초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의 엄마 나라에 대해 배우는‘세계 문화 체험 프로
차동초는 다문화 가정 어린이의 엄마 나라에 대해 배우는‘세계 문화 체험 프로 그램’을 운영한다. 그 나라의 전통 의상, 생활 모습 등에 대해 배우면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 이신영 기자
동시왕 선발대회, 사랑의 메신저… 학교마다 특색 있는 프로그램 운영

이번 공모전에서 우수 학교로 선정된 곳 가운데 청담초 못지않은 특색 있는 학교 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았다. 전남 시전초, 충남 차동초, 경북 진량초가 대표적이다. 시전초는 올바른 언어사용 교육으로 학교 폭력을 예방한다. '이달의 동요·동시왕 선발대회'가 바로 그것. 어린이들은 아침마다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동요를 익히고 나서 매달 학급마다 동요왕을 선발한다. 일 년에 한 번, 전교생이 모여 왕중왕을 가린다. 김기범 선생님은 "동시왕 선발대회에 나가기 위해 직접 동시를 고르고 연습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운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진량초에는 친구에게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사랑의 메신저’가 있다.
진량초에는 친구에게 편지로 마음을 전하는‘사랑의 메신저’가 있다. 평소 털어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편지에 담아 표현한다./ 이신영 기자
다문화 가정 어린이의 비율이 높은 차동초는 '세계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친구들과 함께 엄마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어보고 그 나라의 전통, 생활 방식, 문화 등에 대해 배운다. 류선희 선생님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는 자존감을 느끼고, 다른 어린이들은 여러 나라의 문화를 간접 경험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학교 폭력까지 예방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진량초에는 사랑의 우체통이 있다.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편지에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어린이 우체부가 편지를 배달한다. 일명 '사랑의 메신저'다. 전교생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편지를 쓸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이은주 선생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을 편지로 전하면서 우정이 돈독해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