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와 세계명작동화엔 과거와 현재, 그리고 국적과 관계없이 통용되는 보편적인 가치관이 담겨 있다. 이런 장르의 동화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생의 첫 번째 교과서' 역할을 하는 건 그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요소가 많아 술술 읽힌다.

책을 읽고 나서는 부모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동화 내용을 직접 부모에게 얘기하는 과정을 통해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 이때 부모는 자녀가 책과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고쳐주지 말고 끝까지 들어줘야 한다.

◇보편적인 교훈 찾기

전래동화와 세계명작동화에선 △권선징악, 인과응보 등의 보편적 가치 △유혹을 이겨 내야 하는 이유와 방법 △함정에 빠졌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용기 등을 주로 다룬다.

비슷한 교훈을 주제로 삼은 책을 함께 비교하면서 읽으면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자연스레 깨우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를 읽은 뒤 유사한 이야기 구조를 지닌 '콩쥐팥쥐'를 보면, 권선징악이란 가치와 더불어 부모님 존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전혀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혹부리 영감'과 '금도끼 은도끼'에서도 공통적인 교훈을 뽑아낼 수 있다. 순수하지 못한 동기에서 나오는 행동과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것이다.

◇책 속 상황에 나를 대입

"콩쥐가 착하니? 팥쥐가 착하니?" "콩쥐요." "넌 콩쥐처럼 될래? 팥쥐처럼 될래?" "콩쥐요."

위와 같은 대화는 다양한 사고를 막는다. 기본적인 교훈을 찾았다면, 책 속 상황의 중심에 자신을 놓고 사고를 발전시켜보자.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야 하는데, 개구리도 나타나지 않았어.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내게 도깨비 방망이가 생긴다면 무엇을 할까?" 등의 질문이 그 예다.

이 과정을 거친 뒤엔 좀 더 심도 있는 질문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키워보자. "신데렐라와 콩쥐는 과연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한 것일까?" "선녀와 나무꾼의 나무꾼이 대한민국에 살았다면?" 등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과거와 달라진 현대적 가치관을 짚어보는 식이다.

◇동서양의 차이점 살피기

전래동화와 세계명작동화의 차이점을 살피는 건 여러모로 흥미롭다. '흥부전'의 흥부는 착한 마음만을 가지고 부자가 됐지만, '톰 소여의 모험'에선 말썽꾸러기 주인공이 자신의 엉뚱한 면 덕분에 큰일을 성취하게 된다.

지고지순한 사랑은 상황에 따라 엇갈린 결과를 낳기도 한다. '춘향전'의 성춘향은 사랑을 얻었지만, '인어공주'의 주인공은 사랑에 실패한 뒤 물거품이 돼 사라졌다. 또 봉사인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전'의 심청과 같은 인물은 서양 명작동화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동서양의 가치관 차이는 물론, 시대의 차이를 나타낸다. 우리나라 전래동화엔 신분제도 등 유교 사상이 깊숙이 스며 있다. 나라의 기본 정신을 유교로 삼은 조선시대를 거쳤기 때문이다.

반면 서양은 프랑스 대혁명(1789~1794년) 등 우리보다 앞선 시대에 서민들이 평등을 얻은 점이 동화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이처럼 각 동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가며 읽는 독서법은 사고의 틀 확장에 매우 효과적이다.

소년조선일보·교원 ALL STORY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