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식물 선충의 모습.

선충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우리는 흔히 선충을 기생충이나 실 모양의 벌레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동물계에 속하는 선충(Nematodes)은 '실(thread)'을 의미하는 그리스 어 'Nema'로부터 유래했습니다. 선충의 크기는 토양에 서식하는 종이 1㎜ 내외, 해양에 서식하는 종이 5㎜ 이상, 동물에 기생하는 종이 10~30㎜, 경우에 따라서 40㎜ 이상일 만큼 다양합니다. 서식지도 종에 따라서는 더운 열대지방부터 추운 극지방, 낮은 평야지대,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맥의 꼭대기까지 다양하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 알려진 선충 두 종류가 있습니다. 우선 1980년대 후반 부산 금정산에 처음 발견돼 '소나무 AIDS'로 널리 알려진 '소나무재선충(Bursaphelenchus xyphilus)'이 있습니다. 소나무재선충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의해 감염됩니다. 감염된 소나무로부터 건강한 소나무로 전염되고, 최근에는 서식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을 제정해 재선충병의 확산을 막고 소나무 숲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종은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입니다. 흙 속에서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선충인 예쁜꼬마선충은 세포의 분화 과정을 밝히는 실험 모델로 사용되는 유명한 선충입니다. 1998년 미국 워싱턴 대학의 로버트 워터스턴 박사와 영국 생거연구소가 8년간 공동 연구를 통해 예쁜꼬마선충의 전체 게놈 지도를 완성했습니다. 이 선충의 유전자는 사람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과학자들은 생명체의 기본 요소를 이해하는 적합한 모델로 여깁니다.

이처럼 선충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앞으로 가장 많은 신종이 나올 수 있는 분류군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 · 국립생물자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