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네가 현미 '마니또'였는데, 종훈이가 와서 자기랑 마니또를 바꾸자고 했다는 말이지? 그 말은 종훈이가 현미를 좋아한다는 뜻 아니야? 대박, 대박, 대박 사건!"

인구는 특종이라도 잡은 듯 민섭이에게 계속 물었습니다.

"그럼 너는 이제 누구 마니또야?"

"너!"

"나? 에이, 뭐야 재미없게. 나는 현정이가 내 마니또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라니 실망이다. 참고로 난 종훈이 마니또인데, 누가 현정이 마니또인지 알면 바꾸자고 할 거야."

"그런데 우리 이렇게 다 이야기하고 다녀도 되는 거야? 선생님이 비밀을 꼭 지키라고 하셨잖아."

"그건 그렇지만, 어차피 알게 될 건데, 뭐."

며칠 뒤 조회시간. 선생님이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물었습니다.

"자, 여러분, 마니또를 발표하는 날이에요. 선생님도 오늘이 참 기다려졌는데요. 그동안 마니또로서 친구 몰래 어떤 선행을 했는지 말해볼 사람?"

하지만 대부분 시큰둥해하거나 멋쩍게 웃으며 쭈뼛거릴 뿐이었어요.

"다들 이상하네? 처음에 마니또를 뽑을 땐 다들 즐거워하더니 지금은 반응이 왜 이렇죠? 반장이 한번 말해 볼래?"

"선생님, 사실 저희는 이미 마니또가 누구인지 알고 있어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설마, 자기가 누구 마니또인지 말을 한 건 아니겠죠?"

선생님이 조금 실망스럽다는 표정으로 물어보자, 반 친구들은 모두 아무 말도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책상만 바라볼 뿐이었어요.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선생님이 말했어요.

"대박!"

혼이 날 줄 알았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엉뚱한 말을 하자 아이들은 깜짝 놀라 일제히 고개를 들었어요.

"정말 대박 사건이네요. 그런데 여러분이 많이 쓰는 '대박'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에요? 설명할 수 있는 사람?"

반 아이들은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하지 못했어요. 어떤 상황에서 쓰는 말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설명하려니 어려웠지요.

"대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네. 단어 뜻을 모르니 여기 있는 국어사전으로 찾아보도록 할게요. 먼저 자음 'ㄷ' 부분을 펴고 모음 'ㅐ'를 찾은 다음 'ㅂ' 'ㅏ' 'ㄱ'을 차례대로 찾으면…. 찾았다! '대박'은 '어떤 일이 크게 이루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네요."

선생님의 뜬금없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의아해 서로를 쳐다봤어요.

"여러분, 국어사전에 있는 수많은 단어 중에 '대박'이라는 단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이유는 모든 단어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순서대로 배열됐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만약 국어사전을 만든 사람이 이 두꺼운 사전에 단어를 아무렇게 섞어 놓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찾고 싶은 단어를 제때 찾을 수 없게 되겠죠?

반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처음에 마니또 놀이를 하기로 하면서 선생님이 비밀을 꼭 지키자고 했어요. 그건 마니또 놀이를 위한 중요한 규칙이에요. 그 규칙이 있어 마니또 놀이가 의미가 있고 재밌는 거예요. 그런데 약속한 날이 되기도 전에 마니또가 누구인지 서로 말해버리면 어떻게 되죠? 규칙을 지키지 않은 사전처럼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된 놀이가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리고 비밀을 지키고 성실하게 마니또 역할을 한 친구는 얼마나 마음이 상하겠어요?"

선생님은 왜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법이 왜 필요하고, 법을 왜 지켜야 하는지를 차분히 설명해 주셨어요. 그리고 다시 제안을 하셨어요.

"여러분, 선생님이 여러분을 한 번 더 믿어보고 싶어요. 우리 마니또 놀이를 다시 해보기로 해요. 이번에는 우리의 소중한 약속, 꼭 지킬 거죠? 여러분을 믿어요!"

'법 사랑 퀴즈' 풀고 선물 받으세요!

Q. 우리 사회에서 ‘법’이 갖는 의미에 대한 발표한 내용으로 적절치 않은 것은?

①인구: 국어사전에 단어가 일정한 규칙 없이 들어가 있다면 궁금한 단어를 찾을 수 없듯이, 이 세상도 사람들이 마음대로 행동하면 뒤죽박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법이 있는 거야.

②민섭: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법을 지키는 것도 자유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만 안 주면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③종훈: 법을 지키는 것이 당장은 번거롭게 느껴지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질서 있게 유지되려면 나부터 법을 잘 지켜야 해.

④현정: 법뿐만 아니라 친구와의 약속이나 학교의 규칙도 잘 지켜야 해. 그래야 친구와 학교에서 서로 신뢰하고 질서 있게 지낼 수 있어.

※4월 20일까지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 홈페이지(www.lawedu.go.kr)의 ‘캠페인’ 코너에 마련된 ‘내 친구 Law!’ 게시판에 정답을 남겨주세요. 정답을 맞힌 독자 중 5명을 추첨해 ‘문화상품권(1만원권)’과 법무부가 펴낸 ‘만화로 배우는 우리나라 헌법’을 보내드립니다. 어린이의 이름·학교·학년·주소·전화번호를 반드시 써 주세요. 당첨자는 다음 회에 발표합니다.

☞지난주 퀴즈 정답: ④

‘자유민주주의’라는 말 중에 ‘민주주의’의 뜻은 왕도 대통령도 아닌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국민에는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들도 포함되지요. 물론 어른들만큼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모두 행사할 수는 없지만 어린이도 국가의 주인으로서 우리나라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북한과의 관계는 어떤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나라에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것은 주권자인 국민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당첨자: 한수왕(대구 신매초 3학년), 최서연(충북 문백초 4학년), 윤은균(울산 무거초 6학년), 김동환(경기 발곡초 5학년), 서동진(경북 선주초 6학년)

공동기획｜소년조선일보·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