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은 '봉'이나 '레일' 두 가지 방식으로 설치돼요. 일반적으로 무거운 커튼을 달 땐 봉 형식을 사용하죠. 그런데 매번 커튼 종류가 바뀔 때마다 봉이나 레일을 새로 설치하는 건 번거롭잖아요. 이러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커튼 봉과 레일을 하나로 합친 작품을 만들었어요."

24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조선일보사와 특허청이 공동주최하는 '제27회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가 한창인 가운데 금상(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은 최어진(경기 도농초 4학년) 군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작품명은 '커튼 봉과 커튼레일의 일심동체'. 최군은 "봉과 레일을 한 번만 설치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도 절약된다"고 덧붙였다.

"발명을 하다 보면 멈출 수가 없어요. 일상에 도움될 수 있는 물건을 생각하고 직접 만든다는 사실이 정말 즐겁죠. 게다가 이런 큰 상까지 받으니 기절할 만큼 기뻐요(웃음)."

이번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는 전국 초·중·고교생들의 대회 수상작 160여 점이 전시됐다. 그 가운데 독창성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초등학생들의 발명품이 제법 눈에 띄었다.

▲ (위부터) 어린이와 노약자를 위한 안전튜브. 차차차 우산.

유독 어린이들이 북적이는 작품으로 향했다. 구조용품이나 의약품을 넣을 수 있는 보관함이 부착된 튜브(경남 아림초 5학년 임주한 작품)였다. 자외선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도 있어 피부 훼손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 함께했다. 이를 유심히 바라보던 김승건(충북 각리초 6학년) 군은 "같은 초등학생이지만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기발한 생각을 할 수 있는지 비법을 듣고 싶다"며 웃었다.

'차차차 우산'(부산 낙동초 6학년 김경준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비가 내리던 날 아빠와 우산을 쓰고 가다 자동차에 치일 뻔한 초등학생이 만든 우산이었다. 아빠가 자동차를 조심하라며 자신에게 "차! 차! 차!"라고 외친 것에서 이름을 생각해냈다고 했다. 빨강과 파랑, 초록색 LED 전구를 우산에 붙여 운전자에게 보행자의 위치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에는 서너 명의 어린이가 팝콘 상자(경기 도농초 6학년 조민주 작품)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를 동시에 먹고 마실 수 있도록 상자를 개조했다. 절취선을 따라 상자를 뜯으면 음료수를 끼울 수 있는 지지대가 만들어진다. 고개를 끄덕이며 작품 설명을 읽고 있던 이은진(충남 백화초 6학년) 양은 "앞으로도 학생들이 꾸준히 발명품을 만든다면 우리 생활이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위부터) 절취하면 음료수를 거치할 수 있는 팝콘통. 화장실 빈 공간 알림 깃발 장치.

화장실에서 한 줄 서기를 할 경우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발명품(서울 경일초 5학년 김기원 작품)도 있었다. 순차적으로 순번을 기다리느라 화장실 빈칸이 있어도 줄 앞으로 나가 확인을 못 하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화장실 문에 '알림 깃발'을 설치해 칸 안에 누군가 들어갈 경우 깃발이 문 위로 보이도록 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비눗방울·안개 도넛 만들기와 교구를 이용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데리고 온 학부모 서유진(40세) 씨는 "또래 친구들이 만든 작품을 볼 수 있고 동시에 과학적인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는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며 입장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