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마니

조앤 G. 로빈슨 글｜페기 포트넘 그림｜비룡소｜1만2000원

어떤 일이든 '해보지도 않는' 아이 안나. 다정하게 대해주는 양부모님을 만났지만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하고,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안나는 자신이 마법의 원 '바깥'에 있다고 여긴다. 그러던 어느 날, 요양차 양어머니 친구인 페그 부부네 집으로 가게 된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인 이곳에서 우연히 금발 소녀 '마니'를 만나게 되고, 둘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깊은 우정을 나눈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가 선보인 최신작 '추억의 마니' 원작 동화다. 1968년 카네기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자,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현대 고전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른이 되어 완전히 잊어버려도 마음속에 계속 남을 책"이라고 극찬했다.

섬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아이들의 복잡한 내면과 고민을 담아낸 수작이다. 남들에게 주목받거나 눈에 띄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 이면에,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지닌 안나란 캐릭터가 깊은 울림을 준다. 유려한 문체도 돋보인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전개와 반전도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