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적 희귀종인 '물거미' <사진> 증식에 최초로 성공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2일 "지난 2009년부터 6년간 경기 연천 전곡읍 은대리 물거미 서식지 환경과 물거미 생태를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천연기념물 제412호로 지정된 해당 장소는 국내에 단 하나뿐인 물거미 서식지다.

물거미는 전 세계에 오직 1종만 존재하는 희귀 절지동물이다. 학명은 Argyroneta aquatica. 거미류 중 유일하게 물속에 살며, 겨울엔 여느 거미들처럼 동면을 위해 육지로 올라온다. 수중 생활에 유리하도록 배에 항상 공기 방울을 붙이고 다니는 게 특징. 집은 공기 주머니로 만드는 등 독특한 생활양식을 지닌다.

이번에 증식한 새끼 물거미는 크기가 평균 1.55㎜다. 이는 500원짜리 동전보다 약 500배 더 작은 크기. 증식을 위해 연구소는 수조에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 번식이 가능한 물거미 암수 2쌍을 넣어 자연스럽게 짝짓기가 이뤄지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지난달 24일 어미 물거미가 번식을 위해 수중 수초 공기 주머니 집 속에 만든 알집에서 새끼 물거미 55마리가 동시에 태어났다. 최종 부화까지 총 15일이 걸렸다.

강정훈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연구사는 "물거미는 길이가 1㎝도 안 될 정도로 작은 데다 물속에 살아 연구 자체에 어려움이 많았다. 물거미 증식 기술 개발은 외국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사례다. 이를 토대로 물거미 보존에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