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휴일에 주로 하는 활동은? 23.4%가 꼽은 '친구와 놀기'다. 평균 수면 시간은 '8~9시간'(41.4%)이라고 답한 어린이가 가장 많았다. 이처럼 통계는 특정 현상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일정한 체계에 따라 수치화한 걸 말한다. 인구주택총조사(인구센서스), 경제총조사 등이 대표적. 사회·경제적 변화 진단은 물론, 합리적인 정책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통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통계 활용을 권장하기 위해 통계청은 9월 1일을 '통계의 날'로 제정, 1995년부터 매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소년조선일보 등 어린이 신문 3사에서 각각 2명씩 선발된 어린이 명예기자들이 박형수(47세) 통계청장과 인터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통계 주제의 변화, '실생활'→'행복'

지난 21일 오전 10시 정부대전청사. 통계청을 포함해 병무청·관세청·조달청·산림청·문화재청 등 8개 청이 모여 있는 만큼 건물 규모가 크고 웅장했다. 아침 일찍부터 서울역에 모여 KTX와 버스를 타고 이곳에 도착한 어린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들은 출입대를 통과해 14층 통계청장실로 향했다. 조금 전까지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떨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의자에 앉아서도 말 한마디 없이 인터뷰 준비에 몰두했다. 소년조선일보를 대표해 참석한 허윤(경기 성남 산운초 5년)·박신영(인천 마전초 4년) 양도 미리 준비해 온 질문을 꼼꼼히 점검했다.

"안녕하세요? 통계청장입니다. 대전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박형수 청장이 환하게 웃으며 들어왔다. "음료수 좀 마시고 할까요? 긴장도 좀 풀 겸요. 여러분은 기자니까 취재원에게 최대한 많은 얘기를 끌어내려면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 알고 있죠? 하하."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두 번째 질문자로 나선 윤이는 "(통계) 조사 주제는 어떻게 정하나요?"라고 물었다. 박 청장은 "각 부처에서 요청한 주제를 다루거나, 통계청 자체 판단에 따라 개발하는 통계가 있다. 민간에서 자체 조사하는 통계도 있다"고 답했다.

"옛날에는 소득·일자리·물가 등 먹고사는 것과 관련된 통계가 대다수였어요. 하지만 요즘엔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까'에 대한 고민을 반영한 통계가 많아지는 추세죠. '청소년 자살률이 왜 높아지나'를 주제로 한 통계가 그 예랍니다."

신영이는 초등학생을 주제로 한 통계와, 해당 통계의 자료 수집 방법에 대해 질문했다. 박형수 청장은 통계청 홈페이지 '어린이 통계동산'(kostat.go.kr/community/nkids) 자료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초등생 평균 키나 체중, 행복도, 등교 전 아침식사 여부 등 다양합니다. 자료 수집을 하기 위해선 면접 조사, 또는 인터넷이나 기존 행정자료를 활용하죠."

◇숫자로 세상을 읽는 통계, 우리 살아가는 모습이 쏙

초등생 대상 통계 대회나 행사 프로그램이 궁금하다는 윤이에게 박 청장이 '통계활용대회' 참가를 추천했다. "이 대회는 1998년부터 시작됐는데요. 관심 가는 주제를 정해 직접 통계를 만들어보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여기 학생들이 만든 '치킨 사용설명서'처럼 사람들이 선호하는 치킨 종류와 그 이유 등을 통계로 작성해볼 수도 있어요."

"통계청은 언제, 왜,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신영이가 던진 질문에 박형수 청장은 "통계청에 대해 물어줘서 고맙다"며 웃었다. "전 세계 국가 중 통계 조직이 있는 나라는 200여 개국에 달합니다. 그만큼 중요하단 얘기죠. 우리나라엔 1948년 정부 수립과 더불어 통계청 전신인 '통계국'이란 부서가 생겼습니다. 이후 확대 개편돼 지금에 이르렀어요. 현재 5개 지방본부와 49개 사무소를 두고 있죠."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박 청장은 인터뷰 내내 "통계는 일상생활 곳곳에 필요한 소중한 정보다. 통계를 잘 분석하면 성공할 수 있다. 취업이나 진로 선택에도 유용하다. 품질 좋은 통계를 선별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친 어린이 기자단은 1층 통계전시관 탐방에 나섰다. 전시관은 통계의 역사와 통계가 만들어지는 과정, 여러 통계와 처리 기기 등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꾸며졌다. 풍성한 시청각 자료와 게임을 통해 통계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KTX 안. 소년조선일보 명예기자 두 명은 "난생처음 다녀온 지방 취재다. 어렵고 낯설게만 느꼈던 통계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제 꿈이 국제변호사가 되는 건데요. 나중에 판례를 통계로 만들어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될 거 같아요."(허윤) "무엇보다 통계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됐어요. 오늘 배운 내용을 친구들한테 꼭 말해줄래요!"(박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