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만 3년

박현숙 글｜김민준 그림｜상상의집｜1만800원

'민구'는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게임에 푹 빠져있다. 수업시간에도 귀에서 게임 소리가 들릴 정도다. 새해가 되면 게임을 안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결심은 삼일도 못 간다. 민구의 엄마는 야식을 좋아한다. 저녁을 먹고 나서 한 시간도 안 돼 먹을거리를 찾는다. '내일부터는 다이어트 해야지'라고 매일 밤 생각하지만 제대로 지킨 적은 없다. 민구의 아빠는 술을 좋아한다. 3년째 끊겠다는 말뿐이다. 술만 마시면 다른 집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른다. 어느 날, 민구네 가족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각자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한 가족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책. 인내를 통해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골 쥐의 서울 구경

방정환 외 글｜정가애 그림｜창비｜7500원

태어나서 처음 서울로 구경을 간 '시골 쥐'. 길을 몰라 헤매던 중 우체통에 사는 '서울 쥐'를 만난다. 시골 쥐는 서울 쥐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기로 한다. 둘은 편지를 이불 삼아 잠을 청한다. 다음 날, 갑자기 커다란 손이 우체통 안으로 들어오더니 편지와 엽서, 시골 쥐 모두 휩쓸어 가방 안에 담는다. 가방에 갇힌 시골 쥐는 구멍 사이로 서울 구경을 한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와 자전거, 어마어마하게 큰 전차를 보고 입이 떡 벌어진다. 간신히 가방을 빠져나온 시골 쥐는 서울보다 시골이 더 좋다는 것을 깨닫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방정환 등 저명한 아동문학 작가들의 동화 9편을 담았다. 나무·생쥐·개구리 등 친숙한 대상을 소재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고추좀잠자리가 높이높이

김황 글｜김재희 그림｜비룡소｜1만1000원

가을이면 논에서 빨간 잠자리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많이 만나는 잠자리가 바로 '고추좀잠자리'다. 봄이 오면 논물에 있던 고추좀잠자리 알이 하나 둘 깨어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애벌레는 작지만 매서운 사냥꾼이다. 물벼룩이나 장구벌레 처럼 작은 생물이 보이면 잽싸게 잡아먹는다. 애벌레는 빠르게 자란다. 열 번 넘게 허물을 벗고 초여름이 되면 드디어 어른이 된다. 고추좀잠자리는 더워지면 서늘한 곳을 찾아 높은 산으로 향한다. 잠자리 가운데 유일하게 땅과 높은 산을 옮겨 다닌다. 고추좀잠자리의 한살이 이야기를 그림을 덧붙여 흥미롭게 전달한다. 우리나라에 사는 주요 잠자리 종류와 특징도 알려준다.

■미운 멸치와 일기장의 비밀

최은영 글｜양상용 그림｜개암나무｜1만1000원

'죽방렴'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좁은 어귀에 대나무로 만든 그물을 세워 물고기를 잡는 고기잡이법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행해진다. 책의 주인공 '은수'는 죽방렴으로 멸치잡이 일을 하겠다는 아빠를 따라 경상남도 남해군으로 이사한다. 도시에서 지내던 은수는 낯선 시골 마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의 마음도 몰라준 채 죽방렴에만 몰두하는 아빠도 밉다. 화가 난 은수는 집과 학교에서 툭하면 심술을 부린다. 어느 날, 청소를 하던 은수는 낡은 일기장을 발견한다. 일제강점기 남해안의 수산 자원을 약탈하러 온 일본 관리인의 딸 '미야코'의 일기장이다. 일기를 들여다보면서 은수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반성한다. 죽방렴의 역사와 구조,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지족 해협의 특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