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더운 여름날, 사자와 호랑이는 시원한 물이 있는 곳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던 중 조그만 샘을 발견해 그곳을 향해 뛰어갔지만 둘이 얼굴을 맞대고 마시기엔 그 샘물은 너무 작았습니다. 그래서 사자는 "내가 먼저 마실 테니, 네가 좀 있다 먹어라." 하고 호랑이를 밀쳐냈습니다. 그러자 호랑이가 말했습니다. "내가 먼저 도착했으니 내가 먼저 마셔야 해."

"무슨 소리야. 내가 먼저 발견했잖아."

사자와 호랑이는 서로 양보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결국 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고 할퀴고, 밀고 호랑이와 사자는 죽을 힘을 다해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자와 호랑이는 지칠 대로 지쳐 나무그늘 아래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때 높은 나무 위에는 독수리 떼들이 사자와 호랑이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사자와 호랑이가 서로 싸우다 어느 한쪽이 지쳐 쓰러지면 덤벼들어 뜯어먹으려는 속셈이었습니다. 이를 눈치 챈 사자와 호랑이는 크게 놀라서, "우린 친구야. 친구끼리 사소한 일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건 우스운 일이야. 더구나 어느 한쪽이 죽어 새의 먹이가 된다는 건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니?" "자, 우리 서로 양보하고 친하게 지내자."

사자와 호랑이는 싸움을 멈추고 서로 양보하고 도와주는 다정한 친구로 되돌아갔습니다.

아이템북스 제공 | '이야기 명심보감'(문경은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