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왜 공주병이라고 놀릴까요?

유민이가 교실 뒤편에 있는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고 있을 때였어요.

"저기 봐. 완전 공주병이라니까."

아이들이 유민이를 보며 수군거렸어요.

그런데 그때, 유민이와 가장 친한 소희가 다가오며 짓궂은 표정으로 말했어요.

"유민 공주, 또 거울 보니, 응?"

"야, 치마 입고 거울 보면 다 공주병이냐?"

"그건 아니지."

"그럼 뭐야?"

"치마 입고 거울도 보면서, 스스로 굉장히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다른 애들 무시하고 자기 잘난 멋에 사는 게 공주병이지."

"그럼 내가 그렇단 말이야?"

유민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요. 소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재빨리 자리로 돌아가 앉았지요.

사실 유민이는 친구들 중에서 자기보다 예쁜 친구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꾸미기를 좋아해 예쁜 옷이나 모자, 신발에 관심이 많고 잘 꾸미지 않는 친구를 보면 타박을 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게 놀림받을 일인가요?

◇'자만심'을 조심하세요!

'그리스 로마 신화' 중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잘생긴 청년 나르키소스는 요정 에코의 사랑을 거부한 탓에 아프로디테의 미움을 받게 되었어요.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아들인 사랑의 신 에로스(큐피드)에게 나르키소스를 향해 화살을 쏘라는 명령을 내렸지요. 에로스의 화살을 맞은 사람은 제일 처음 보는 사람을 사랑하게 돼요.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명에 따라 물을 먹기 위해 물가에 앉아 있는 나르키소스에게 활을 쏘았지요. 그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나르키소스는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사랑에 빠져 버린 것이었지요.

"어서 이리 나와요. 당신은 정말 아름답군요."

나르키소스는 물속에 손을 뻗어 그 사람을 잡으려 했어요. 그렇지만 손을 뻗을 때마다 그 사람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지요.

결국 나르키소스는 자신을 사랑하는 열병을 앓다 물에 빠져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요. 그가 앉아 있던 자리에 수선화가 한 송이 피어났는데요. 수선화의 속명은 나르키소스의 이름을 딴 '나르키소스'이고, 꽃말은 '자아도취' 또는 '자만'이랍니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신감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해요. 그렇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내가 무조건 최고!'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자신감이 아니라 자만심이지요.

친구들은 자만심 넘치는 공주병 친구보다 겸손한 친구를 좋아해요. 만약 공주병이라는 말을 들으며 친구들에게 미움을 받은 기억이 있다면, 이제는 나보다 친구를 먼저 생각하고, 외모보다는 내면을 더 아름답게 가꾸려 노력해 보세요.

Tip! 주머니 속의 송곳, 겸손

겸손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를 말해요. 고사성어 중에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어요. 뜻을 그대로 풀이하자면 '주머니 속의 송곳'이란 의미지요. 여러분이 주머니 안에 송곳을 숨겼다고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는 아마 별로 표가 나지 않게 잘 숨길 수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송곳은 끝이 뾰족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주머니 밖으로 삐져나올 거예요.

겸손이란 이와 같아요. 아무리 내가 나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추어도, 내가 남들보다 뛰어난 점이 있다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봐 주게 되어 있답니다. 그러니 내 장점을 자랑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언제나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하세요.

공동기획｜소년조선일보 · 을파소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모든 교양⑥ 친구의 마음을 얻는 법 51
(글 전지은, 그림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