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사과하는 일이 어렵다고요?

상현이는 경호와 함께 장난을 치며 교문을 나섰어요.

"야, 우리 저 아래 슈퍼까지 누가 먼저 가나 내기할까?"

"내가 이길걸?"

정신없이 뛰던 상현이 앞에 신영이의 뒷모습이 보였어요. 상현이는 살짝 피해서 가려고 했지만, 마침 신영이가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그대로 부딪치고 말았죠. 그 순간 '퍽!' 하는 소리에 이어 신영이의 비명이 들렸지요.

다행히도 신영이는 다치지 않았지만 발 앞에 화분이 깨져 있었어요. 신영이는 상현이에게 마구 화를 냈어요.

"야, 김상현! 네가 방금 뛰어와서 부딪치는 바람에 화분을 떨어뜨렸잖아. 이거 어떻게 할 거야?"

"야, 내가 일부러 그랬냐? 네가 옆으로 몸을 틀어서 그런 거잖아."

"몰라, 너 때문에 화분 깨뜨렸으니까 같이 치워."

"내가 왜?"

상현이는 자신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가 버렸어요. 집에 도착하니 신영이와 친한 규리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어요.

'상현, 너 아까 신영이 화분 깨뜨렸다며? 그러고는 사과도 안 하고 가 버렸다며? 왜 그랬냐? 신영이 화 많이 났어. 내일 만나면 꼭 사과해.'

상현이는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어요. 사실 상현이는 사과를 잘 못하거든요. 잘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면 친구들이 얕볼까 봐 두려웠어요. 도대체 사과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스로 잘못 인정하는 게 진정한 용기!

앨버트 하버드라는 미국 작가가 있어요. 그의 글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지만, 때로는 비판을 받기도 했죠.

어느 날, 그는 자신의 글을 비난하는 한 독자의 편지를 받고 이런 답장을 보냈어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자신도 제 글 내용에 전부 동의하지는 못하겠더군요. 어제 쓴 글이라 해도 오늘 다시 읽어 보면 마음에 다 들지는 않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알게 되어서 저는 매우 기쁩니다. 다음에 당신이 이 근처에 오실 일이 있을 때 저를 방문해 주시면 이 점에 대해서 우리 함께 철저하게 검토해 보기로 합시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악수를 청하는 바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비난 편지를 썼던 독자라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작가를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진 않았을까요?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상대방이 이야기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을 하세요. 그냥 "미안해"이런 한마디가 아니라, "내가 이런 잘못을 해서 네가 속상했겠구나. 내가 생각을 깊이 하지 못해서 실수했네. 앞으로는 조심하도록 할게"라고 구체적으로 사과해야 해요. 그렇게 먼저 얘기하면 상대방은 더 이상 나를 비난할 수 없을 거예요.

잘못을 해 놓고 사과를 하지 않으면 친구가 적이 될 수 있지만, 사과를 잘하면 적도 친구로 만들 수 있답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땐 그 즉시 분명하게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도록 하세요.

TIP!

메아리 법칙

한 소년이 있었어요. 소년은 산에 올라가 “나는 네가 미워!”라고 소리쳤죠. 그랬더니 “나는 네가 미워!”라는 메아리가 들렸어요. 소년은 그 말에 화가 나 “나는 네가 정말 미워!”라고 소리쳤어요. 그랬더니 역시 “나는 네가 정말 미워!”라는 메아리가 돌아왔죠.

이처럼 내가 상대방에게 한 행동을 그대로 돌려받는 것을 메아리 법칙이라고 해요. 내가 친구에게 어떤 행동을 하면, 그 친구 역시 내가 한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이죠. 내가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도 진심으로 사과하게 된답니다. 나는 변명만 늘어놓고 큰소리를 치면서 상대방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 주길 바라면 안 되겠죠?

공동기획｜소년조선일보 · 을파소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모든 교양⑥
친구의 마음을 얻는 법 51 (글 전지은, 그림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