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지난 1965년 몽골 고비 사막에서 2.4m에 달하는 거대한 공룡의 앞발 화석이 발견됐다. 주인공은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이하 데이노케이루스·사진)'. 그리스어로 '독특하고 무서운 손'이라는 뜻이다. 이후 새로운 표본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데이노케이루스는 공룡 학계 최대의 '미스터리 공룡'으로 남았다. 일부 학자는 거대한 크기의 앞발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보다 더 크고 포악한 육식공룡일 것으로 추측했다.

베일에 감춰진 공룡의 실체를 한국인 박사가 최초로 밝혀냈다. 이융남(54세) 지질박물관 관장과 그의 연구팀은 몽골 고비 사막에서 데이노케이루스 화석을 발견, 분석했고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23일(현지 시각) 게재됐다.

연구팀은 2006년과 2009년 몽골 지역에서 새로운 데이노케이루스 표본을 발굴했다. 이미 도굴된 머리뼈와 발뼈는 소유자에게서 2014년 5월 기증 형식으로 반환받았다. 이로써 데이노케이루스의 골격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가 확보돼 데이노케이루스의 실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밝혀진 데이노케이루스는 타조 공룡류에 속하는 잡식공룡이다.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약 11m, 몸무게 약 6.4t으로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한 크기다. 긴 앞발과 오리처럼 넓적한 부리를 가졌고, 등과 허리는 낙타처럼 볼록하게 솟아 있다.

연구팀은 "데이노케이루스는 앞발이 길고 앞발톱은 마치 낫처럼 생겼다. 아마 물가에 낮게 자라는 식물을 끌어모으기 위한 구조로 해석된다. 배 속에서 확인된 풀과 물고기는 데이노케이루스가 거대한 잡식공룡이었음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