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새옹지마

2014년 10월 25일 토요일, 날씨 맑음

책에서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에 대해서 본 적이 있다. 옛날에 중국 변방에 사는 어떤 할아버지에게 훌륭한 말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말이 도망가자 마을 사람들이 슬퍼하며 할아버지를 위로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 일이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말하며 별로 슬퍼하지도 않고 느긋하게 지냈다. 몇 달 후 그 말이 훌륭한 다른 말 한 마리와 함께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축하해 주자 할아버지는 "이 일이 오히려 불행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말하며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절름발이가 됐다. 사람들이 위로하자 또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말하며 슬픈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1년 뒤 오랑캐가 쳐들어와 마을의 젊은 남자들이 맞서 싸우다가 모두 죽었는데, 절름발이인 할아버지의 아들만 전쟁에 참가하지 못해 무사했다. 세상 일은 알 수 없으므로 모든 일에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라는 것이 '새옹지마'의 뜻이다.

그런데 오늘 '새옹지마'의 참뜻을 느낄 수 있었던 일이 있었다. 아빠, 엄마, 동생과 함께 아빠가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단풍 구경을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저 앞에서 경찰 아저씨가 차를 세우라는 손짓을 하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지?"

아빠는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경찰 아저씨의 지시대로 길가에 차를 세우셨다.

"수고하십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그러시죠?"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셨습니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도, 아내도 이렇게 안전벨트를 매고 있는데요?"

"뒷좌석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뒷좌석도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요? 그런 법이 어디 있어요?"

"도로교통법 제50조 제2항에 '자동차의 운전자는 그 옆 좌석 외의 좌석의 동승자에게도 좌석 안전띠를 매도록 주의를 환기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160조 제2항에는 이를 어기면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나와 있습니다."

아빠는 별다른 말씀을 못하시고, 교통위반 딱지를 떼이셨다.

"얘들아, 아빠가 잘 몰랐구나. 이제라도 안전벨트를 매도록 하자."

왠지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와 동생은 아빠의 말씀대로 안전벨트를 맸다. 기분이 매우 나빴다. 아빠, 엄마도 기분이 좀 상하셨는지 처음 출발할 때와 달리 아무 말씀도 안 하셨다. 오랜만의 가족 소풍을 망친 그 경찰 아저씨가 미웠다.

그렇게 조용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사건이 일어났다. 옆에서 달리고 있던 차가 갑작스럽게 우리 차 앞으로 끼어든 것이었다. 아빠는 깜짝 놀라 브레이크를 밟으셨다. 우리 차는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겨우 멈춰 섰다.

"여보, 괜찮아요? 괜찮니, 얘들아?"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감았던 눈을 떠보니 엄마, 동생, 그리고 나도 무사했다.

다행히 다른 차들과 충돌은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한 순간이었다. 나중에 아빠한테 들어보니, 갑자기 우리 앞으로 끼어든 차의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 차는 3바퀴나 돌았다고 한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중에 급브레이크를 밟았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더라면 앞으로 튕겨 나가거나, 자동차 안에서 부딪혀 크게 다쳤을 것이다. 목격자들은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도 우리 중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모두 알고 있다. 우리가 다치지 않은 것이 기적이 아니라, 사고 나기 직전에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우리를 지적해주신 경찰 아저씨를 만난 것이 기적이라는 것을 말이다.

사고 후 우리는 놀러 갈 기운이 없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조금도 슬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세상만사 새옹지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뒷좌석에 앉을 때도 꼭 안전벨트를 매겠다고 다짐했다.

선물이 팡팡!  '법 사랑 퀴즈'

Q. 교통 안전과 관련된 설명으로 잘못된 것은?

①희주: 지하철 문이 닫히기 직전이라도 재빠르게 뛰어가 문 사이를 파고 들면, 운전기사 아저씨가 나를 위해 문을 열어주실 것이기 때문에 안전에 아무 문제가 없다.

②필웅: 승용차 안에서는 뒷좌석이라도 안전을 위해 꼭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③재숙: 자동차 운전자가 보행자의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자동차 주위에서는 항상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④종현: 버스를 타고 내릴 때는 줄을 서서 차례로 해야 하고, 버스가 출발하고 멈출 때는 특히 위험하니 손잡이를 꼭 잡아야 한다.

※11월 2일까지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 홈페이지(www.lawedu.go.kr)의 ‘캠페인’ 코너에 마련된 ‘내 친구 Law!’ 게시판에 정답을 남겨주세요. 정답을 맞힌 독자 중 5명을 추첨해 ‘문화상품권(1만원권)’과 법무부가 펴낸 ‘만화로 배우는 우리나라 헌법’ 책을 보내드립니다. 어린이의 이름·학교·학년·주소·전화번호를 반드시 써 주세요. 당첨자는 다음 회에 발표합니다.

☞지난 회 퀴즈 정답: ②

쓰레기통이 있음에도 그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면 보기에도 안 좋을 뿐 아니라 악취도 나고 해충들이 모여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변하게 됩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기본 상식이므로 이를 잘 지켜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당첨자: 정영민(서울 남정초 4학년) 홍예준(서울 당현초 2학년) 윤서영(대구 아양초 1학년) 윤규리(광주 운암초 3학년) 조수연(경기 수원 율전초 4학년)

공동기획｜소년조선일보 ·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