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컷 왕사슴벌레.

강아지와 고양이 외에 애완용으로 곤충을 기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현재 애완곤충 시장의 규모는 약 400억 원에 달할 정도죠. 애완곤충 가운데서도 유독 인기 있는 걸 꼽으라면 '왕사슴벌레'를 들 수 있습니다. 왕사슴벌레는 딱정벌레목 사슴벌레과에 속하는 대형 딱정벌레랍니다. 몸은 광택이 나는 검은색으로 빛납니다. 암컷과 수컷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암컷은 딱지날개에 긴 세로줄이 발달했습니다. 수컷은 큰 턱이 두껍게 나 있죠. 왕사슴벌레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 총 2종류가 분포한답니다.

일반적으로 자연 상태에서 왕사슴벌레 수컷의 크기는 6㎝ 이하예요. 하지만 다른 나라의 종과 만나면 거대한 크기의 잡종이 탄생합니다. 잡종은 우리나라 토종 왕사슴벌레에 유전적 변화를 일으키는 등 안 좋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중국·일본 각 지역 종과 잡종 등 5개 종류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해 '왕사슴벌레 DNA 판별 마커'를 개발했습니다. 마커란 생물의 종류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DNA 정보를 뜻합니다. 즉, 한국 토종 왕사슴벌레에만 있는 27개의 DNA 이름표인 거죠.

자료 덕분에 토종 곤충과 잡종을 판별하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왕사슴벌레를 보존하는 데 쓰일 기초 자료를 완성할 수 있게 됐죠. 국립생물자원관은 다른 애완곤충에서도 토종 곤충을 판별할 수 있는 DNA 이름표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주요 생물자원에 대한 고유 유전 정보를 제대로 갖춰야 국가 생물 주권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국립생물자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