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경기 부천 상인초등학교 5층 강당. 스피커를 통해 익숙한 가요가 흘러나왔다.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무대에 오른 여섯명의 남학생들이 엑소(EXO)의 '으르렁'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객석에 앉아 지켜보던 아이들도 노래를 흥얼거리며 안무를 따라 했다. 전교생이 함께하는 '상인 종합예술 발표회' 현장이다.

상인초는 방과후 학교와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갈고 닦은 재능을 선보이는 발표회를 매년 열고 있다. 학부모들을 초청해 댄스, 마술, 합창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이날 행사에서는 올해 3월 창단한 '오케스트라부'의 연주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서른다섯 대의 악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음악이 강당에 울려 퍼졌다. 객석에서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오케스트라부원인 이유빈(5학년)양은 "'오페라의 유령' 삽입곡과 아리랑 메들리 두 곡을 연주했다. 중간에 박자가 빨라지는 아리랑 메들리를 연주할 때가 가장 즐겁다. 졸업 때까지 이런 공연을 자주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벨리댄스 소녀'들의 공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주황색 의상을 갖춰 입고 한 줄로 서서 리듬에 맞춰 경쾌하게 몸을 움직였다. 공연을 마친 서은경(3학년)양은 "엉덩이를 세게 흔드는 것이 포인트다. 활짝 웃는 것도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발표회를 연습하며 새로운 소질을 발견한 어린이도 있었다. 걸스데이의 인기곡 '달링' 춤을 똑같이 재현한 김보민(2학년)양은 "예전에는 춤을 잘 못 췄는데 발표회 준비를 하면서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도전해보고 싶은 노래가 많아요. 요즘은 TV를 보면서 A0A의 '단발머리' 춤을 연구하고 있어요."

무대에 오르지 못한 어린이들은 발표회를 보며 내년을 기약했다. "오케스트라 공연이 가장 멋있었어요. 다음엔 저도 악기를 배워서 무대에 서보고 싶어요."(3학년 김찬솔 군)

권경숙 교장선생님은 "문화·예술 활동으로 학생들 감성이 풍부해지고 마음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취미 생활을 꾸준히 즐기면서 삶의 행복감을 느끼고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해소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