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을 설득할 수 있는 비법이 있다고요?

"영훈아, 너 창민이 아파서 입원한 거 알지? 같이 병문안 갈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 민재가 다가와 물었어요.

"병문안? 모레 퇴원한다며? 금방 퇴원할 건데 뭐하러 가?"

민재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어요.

"넌 애가 왜 그러냐? 친구가 아프면 당연히 병문안을 가야지."

"당연히 가야 하는 게 어디 있어? 창민이도 우리 별로 안 기다릴 거야. 환자복 입고 꾀죄죄하게 하고 있을 텐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냐?"

영훈이와 민재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어요.

"정말 난 네가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애인 줄은 몰랐다."

"나야말로 정말 몰랐어. 어쩜 그렇게 고집이 세냐?"

민재는 생각할수록 답답했어요. 달리 병문안을 같이 갈 친구도 없고, 꼭 영훈이와 같이 가고 싶은데, 대체 영훈이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지요?

◇경청―질문―설득의 삼 단계를 기억하세요!

사람을 설득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에요. 설득이라는 건 상대방의 생각을 바꿔야 하는 일인데, 누군가가 내 생각을 바꾸려 한다면 쉽게 바꿀 수 있을까요?

그런데 살아가다 보면 남의 생각을 바꿔야 할 일이 분명히 생겨요. 이럴 때 상대방과의 마찰을 줄이면서 설득하려면 지금부터 알려주는 삼 단계 비법을 잘 기억해 두세요.

첫째,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 보세요.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답니다. 상대가 말할 땐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지 말고,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그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세요.

둘째, 질문을 하세요. 상대방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면 상대방의 생각을 내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미처 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세요. 이때는 "응, 아니"로 답할 수 있는 질문보다는 "너는 그 부분에 대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된 거야?" 하는 식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더 자세히 말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해요.

셋째, 본격적으로 설득하세요. 상대방의 생각을 충분히 알았으니 이제는 내 생각을 말할 차례예요. "넌 그 일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네 뜻은 잘 알 것 같아. 그렇지만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 그 일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 생각이 너와 다른 점은 바로 이것인 것 같아. 넌 어떻게 생각하니?" 차근차근 침착하게 이야기를 해 나가는 거예요.

너무 복잡하다고요? 그렇다면 '경청―질문―설득' 세 단계만 기억하세요. 간단하죠?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쉽게 생각을 바꿀 거라고 장담할 순 없어요. 그렇지만 무턱대고 내 생각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 거예요.

[T ip!]

설득의 대가, 소크라테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대화의 신’으로 불릴 정도로 말솜씨가 뛰어났어요. 그런 그가 아테네의 청년들을 모아 놓고 논쟁을 벌일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었다고 해요.

“먼저 그대들이 말하라. 그것을 듣고 나는 판단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어린 청년들과 이야기를 할 때조차 자신의 말을 먼저 하지 않고 ‘경청’, 즉 듣는 일부터 한 것이었지요.

여러분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 얼마나 열심히 듣나요? 혹시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하거나 친구의 이야기가 빨리 끝나길 바라지는 않았나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려면 대화를 잘해야 하고, 대화를 잘하려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야 한답니다.

을파소 제공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모든 교양⑥
친구의 마음을 얻는 법 51 (글 전지은, 그림 김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