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충남 천안 기빙트리 천사운동본부. 이곳 앞마당이 검은 연탄을 실은 트럭 수십 대와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기빙트리 천사운동본부가 주최하는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008년 설립된 기빙트리 천사운동본부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시민사회운동을 전개해 성숙한 시민의식을 고취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지난 6년 동안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고, 지역사회의 여러 센터와 연계한 다양한 공익사업을 추진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여러 노력을 펼쳐왔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가 시작됐다. 개인·기관·단체·기업 등 각계각층에서 후원한 연탄은 약 3만5000장. 이를 천안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게 이날 임무였다.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총 28개조로 나눠 현장에 배치됐다. 한 조당 연탄이 1200장가량 제공됐다.

자원봉사자들은 연탄이 한가득 쌓인 트럭에서 배송지까지 수십번씩 오가며 연탄을 옮겼다. 비좁은 골목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지그재그로 서서, 손에서 손으로 연탄을 건넸다. 봉사가 온종일 진행됐지만, 이들 얼굴엔 연탄재도 미소도 한가득이었다.

연탄 나누기 봉사에 참여한 남혜원(천안 불당초 4년) 양은 "오늘 처음 연탄을 들어봤는데, 연탄이 생각보다 무거워 힘들었지만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서진(천안 용암초 4년) 양도 "연탄 나누기 봉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데, 이번에도 나눔과 봉사의 기쁨을 느끼게 되어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유영완 기빙트리 천사운동본부 본부장은 "올해로 '사랑의 연탄 나누기'가 7년째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학생부터 나이 드신 어르신들까지 사랑을 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다"라고 밝혔다. 구본영 천안시장(기빙트리 천사운동본부 명예이사장)은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처럼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행사는 지역 발전에 커다란 디딤돌이 된다. 이 행사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