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수원 송원초등학교(교장 김영환) 5학년 1반 학생들이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수원박물관을 찾았다. 수원박물관은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공간이다. 현재 이곳은 초등 3학년과 5학년을 대상으로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교육하는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해당 학년 사회 교과와 연계해 개발한 특별 박물관 탐방 수업이다.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엔 1만2000여 명의 수원 지역 초등학생이 참가했다.

탐방의 시작은 수원의 역사 익히기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원의 발자취를 배우게 된다. 학생들이 먼저 찾은 곳은 선사시대 역사관. 이들은 당시의 유적과 유물, 무덤 등을 찬찬히 살폈다. 시대를 한참 거슬러 일제강점기 수원의 참혹한 현장도 확인했다. 박세빈 양은 "일제강점기의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1950년대 시장을 재현한 곳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학생들은 시장 한쪽에 자리 잡은 음악다방에 들어가, 그때 그 시절 사람처럼 행동하는 등 익살을 부렸다. 류호성 군은 "1950년대 시장 모습이 지금과는 전혀 달라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했다.

다음 단계는 큐레이터 체험이었다. 큐레이터는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에 대해 해설하는 사람을 말한다. 학생들은 다섯 조로 나뉘어 첫 번째 큐레이터 이론 수업을 들었다. 이 시간엔 큐레이터가 되기 위한 자세, 역할, 그리고 유의사항 등을 공부했다. 수업을 맡은 조희진 수원박물관 큐레이터는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선 유물에 대한 지식은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고, 특히 문화재를 대하는 경건하고 엄숙한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실전이 이어졌다. 큐레이터의 역할 중 하나인 '유물 취급' 실습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조 큐레이터의 지시에 따라 장갑을 낀 후 유물을 각자 앞에 조심스레 놨다. 이어 자와 줄자를 이용해 유물의 크기·용도·재질·이름을 알아보며 유물명세서를 꼼꼼히 작성했다. 직접 유물번호도 썼다. 곽이루 군은 "유물에 직접 번호를 써 보니 큐레이터가 된 기분이었다. 박물관에 대해 관심이 생겼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방문해 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위지영 수원박물관 큐레이터는 "이번 탐방이 유물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 또 박물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태도에 대해서도 배우는 기회가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