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경북 영주시 영주국민체육센터 핸드볼 경기장. 수많은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전국 꿈나무 핸드볼대회' 남자 초등부 결승전이 열렸다. 전·후반 20분씩 진행된 경기 결과는 23대17. 치열한 접전 끝에 우승한 팀은 바로 충북 진천 상산초등학교 핸드볼부였다. 이들은 올해 마지막 대회인 전국꿈나무핸드볼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초등부 핸드볼 최강자 자리에 올라선 상산초 선수들을 만나봤다.

◇꿈나무 핸드볼대회 전승으로 우승

꿈나무 핸드볼대회는 전국 초등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는 최대 규모의 대회다. 특히 4·5학년 선수들이 주축으로 뛰기 때문에 내년 전력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20개 팀이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경쟁을 펼쳤다. 6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상산초 핸드볼부도 그중 하나였다. 조 추첨 결과 상산초는 조별 예선에서 D조에 편성돼 경기를 치렀다. "지난 7월 태백산기 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던 것이 최고 성적이었어요. 선수 모두가 올해 마지막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꼭 우승하자고 다짐했죠. 그래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어요! 대회 전 느낌도 좋았고요!"(김은기 군·5년)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한 상산초는 이후 2연승을 하며 조별 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상산초는 8강 결선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부터 꾸준히 앞서가던 상산초가 후반 들어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전력을 재정비한 상산초는 경기 종료 2분을 앞두고 추가 골을 넣어 4강에 진출했다. "너무 방심했던 것 같아요. 패스 미스나 슛 미스도 많았고요. 이러다가 질 것 같아서 정신 바짝 차렸죠.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에요."(심거룡 군·5년)

이후 상산초는 4강과 결승에서 연달아 이기며 전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선수 10명과 코치진이 합심해 이뤄낸 성과였다. "우승하고 폴짝폴짝 뛰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정말 뿌듯했어요.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한 거잖아요."(박주영 군·5년)

◇다양한 재능 가진 상산초 선수들

상산초 주전 선수들은 각자 남다른 주특기를 가지고 있다. 빠른 몸놀림, 뛰어난 수비력, 강력한 슈팅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 주특기들이 빛을 발했다. 그중 장신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172㎝에 달하는 거구 왕려(5년) 군. 왕 군은 높은 키와 점프력을 이용해 매 경기 10골 이상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에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레프트백 포지션을 맡고 있어요. 핸드볼을 시작한 지 일년 밖에 안 됐지만 제 적성에 맞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배우고 있답니다. 이번 대회의 경우는 전술적으로 제게 기회가 많이 와서 골을 많이 넣었던 것 같아요. 다 동료 선수들이 지원해준 덕분이죠(웃음)."(왕려 군)

핸드볼부 분위기 메이커인 심거룡 군과 오경민(5년) 군 역시 각자 포지션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쳤다. 심 군의 장점은 상대 선수의 수비를 무력화시키는 재빠른 몸놀림이다. 팀 내 유일한 골키퍼인 오 군의 경우 상대방의 슈팅을 방어하는 '슈퍼 세이브'가 주특기다. 오 군은 "공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비다. 능력을 십분 발휘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지도를 맡고 있는 송권석 상산초 감독은 "힘든 훈련도 지친 기색 없이 임할 정도로 선수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내년 대회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선수 되고 싶어요"

이번 대회로 모든 대회가 마무리됐지만 상산초 핸드볼부는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내년에 열릴 대회를 위해서다. 선수 전원은 수업이 끝난 오후 3시 반이 되면 어김없이 체육관으로 달려간다. 이는 수업 전인 오전에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기초 체력을 비롯해 다양한 전술 훈련을 소화한다. 그렇다고 공부를 게을리하지도 않는다.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오후 7시부터 학교에서 진행되는 '반딧불 교실'에 참여해 영어·수학 등을 공부한다. "힘들고 피곤하지 않냐고요? 전혀요. 핸드볼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라면 그런 말 못 하죠! 골을 넣을 때, 이길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 못 한답니다. 또 뜻 맞는 사람끼리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함께해서 참 좋아요. 다른 친구들이 재밌게 노는 모습을 볼 때는 조금 부럽기도 하지만요(웃음)."(강륜현 군·4년)

이들의 꿈은 모두 하나다.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핸드볼 선수가 되는 것이다. "윤경신 선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독일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했잖아요. 그렇게 되려면 더욱 열심히 훈련해야겠죠!"(왕려 군)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하며 정말 좋게 마무리한 것 같아요. 내년 소년체전을 비롯해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습니다. 저희 핸드볼부의 활약 지켜봐 주세요."(고세준 군·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