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붉은 여왕'의 이름만 보고도 대충 짐작했지? 그렇지 않은 친구는 여왕벌이나 여왕개미를 생각했을 수도 있어.

붉은 여왕은 영국의 작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인물이야. 이 작가의 대표적인 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야.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어.

이 동화 내용 중에 앨리스가 붉은 여왕과 손을 잡고 달려가는 장면이 있어. 그런데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인 걸 발견한 앨리스가 붉은 여왕에게 이런 말을 해. "우리 동네에서는 이렇게 달리면 지금쯤 어딘가에 도착하게 돼요."

그러자 붉은 여왕이 이렇게 답하지. "거긴 퍽 느린 동네로군. 여기선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겨우 제자리에 서 있을 수 있어. 어딘가 다른 곳에 가고 싶다면 최소한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해."

'붉은 여왕 이론'은 바로 여기에서 나왔어. 미국의 진화학자인 반 베일른 교수가 생태계의 쫓고 쫓기는 관계를 설명하면서 이 이론을 이야기했어. 어떤 생물이 진화하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경쟁 상대의 생물이 더 빨리 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뒤처질 수 있다는 뜻이야. 쉽게 말해, 한 사람이 변화하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경쟁 상대가 더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뒤처지게 된다는 이론이지.

결국 붉은 여왕 이론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연히 뒤처지게 되고, 피나는 노력을 해야 겨우 현재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거야. 만약 우리가 발전을 원한다면 지금의 노력보다 두 배는 더 힘을 들여야 한다는 거지. 붉은 여왕 이론은 현대사회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어.

작은 것이라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두 배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붉은 여왕 이론'이야.

>> 세상을 보는 눈

반에서 항상 1등만 하던 친구가 계속 1등을 유지하는 일과 2등만 하던 친구가 1등을 하려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물론 1등을 계속하는 것은 힘들어. 하지만 사람들은 그보다 2등 하는 친구가 1등 하는 것이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이런 가정 때문이야. 1등을 하는 친구가 매일 5시간씩 공부해서 1등을 유지한다고 하고, 늘 2등을 했던 친구는 매일 4시간 정도 공부한다고 해 보자. 2등 하는 친구가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매일 5시간 이상을 공부해야 해. 그래야 1등을 할 수 있다는 단순한 계산이 나와.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단순한 계산일 뿐이야. 나보다 조금 앞서 가는 사람들은 나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한다는 거지. 차이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꾸준하게 노력해야 해. 잠시 한눈을 팔면 옆에 있던 사람들이 눈앞에서 사라져 저만치 앞으로 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