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학교

후쿠다 다카히로 글｜개암나무｜1만1000원

전학생 '오카자키 아카리'는 새 학교 친구들로부터 '히가시카와 에미코'의 이야기를 듣는다. 추락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내용이다. 이후 아카리는 반 아이들이 숨기는 비밀을 알게 된다. 아카리가 전학 오기 전, 에미코는 심한 따돌림을 당했다. 괴롭히는 수법이 교묘해 선생님들도 눈치 채지 못했다. 아카리는 이 사실을 밝히려 애쓰지만, 학생들은 진실을 감추고 아카리마저 왕따시킨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공개되면서 상황이 바뀐다. 왕따 가해자·피해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학생들의 시선에서 학교 폭력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닭답게 살 권리 소송사건

예영 글｜수봉이 그림｜뜨인돌어린이｜1만1500원

사상 최초로 동물이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건다. 재판을 청구한 동물은 산란닭. 이름하여 '닭답게 살 권리' 청구 소송 사건이다. 재판장에 선 닭은 닭장의 불편함부터 털어놓는다.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좁아서 날개 펴는 건 꿈도 못 꿔요. 바닥도 뻥뻥 뚫려 있어서 서 있기조차 힘들고, 걷질 못하니까 발톱이 자꾸 자라서 비비 꼬여요." 닭들이 서로 쪼지 못하게 부리를 뭉툭하게 잘라내고, 알을 제대로 낳지 못하면 며칠씩 굶기는 잔혹한 행동들도 폭로한다. 인간으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 이야기를 편지·보고서 등 다양한 형식으로 풀어낸다.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대하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한다.

▨경주 최 부잣집은 어떻게 베풀었을까?

황혜진 글｜여현빈 그림｜보물창고｜1만2000원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이 집의 곳간은 텅 비어도 상관없으니 어서 벼를 찧고 죽을 쑤어라." '경주 최 부잣집'은 300여년간 부를 유지한 가문이다. 엄청난 재물을 가졌지만, 과시하고 뽐내기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섰다.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마라' 등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에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최진립(1568~1636)과 최준(1884~1970) 등 여섯 명의 인물을 통해 최 부잣집의 가족사를 펼친다. 나눔의 가치를 자연스레 배울 수 있다.

■빨리 놀자 삼총사

채인선 글｜한지선 그림｜논장｜9500원

해령·수미·예은이는 틈만 나면 모여서 논다. 정리정돈놀이, 이사놀이, 눈사람놀이, 공부놀이… 펼치는 놀이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김밥놀이'다. 방법은 이렇다. 이불을 방바닥에 깔고 셋이 나란히 눕는다. 끝에서부터 한 명씩 이불을 돌돌 말면서 굴러간다. 이불 속에서 뒹굴다 보면 서로 얽히고설킨다. 결국 김밥 옆구리 터지듯 한 명씩 이불에서 튀어나온다. 어디서든 쉽고 간단히 즐길 수 있는 놀이가 가득 담겼다. 책을 읽다 보면 한바탕 몸을 움직이며 놀고 싶어진다.

■코끼리는 내일 온다

남상순 글｜김다정 그림｜해와나무｜9000원

'양배'는 길을 걷다 거지처럼 보이는 소년을 만난다. 옷에는 구멍이 숭숭 나 있고,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헝클어져 있다. 소년의 이름은 '낭시우'. 그는 불의의 사고로 헤어진 코끼리를 700년 넘게 기다렸다고 말한다. 양배는 낭시우를 '뻥쟁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를 혼자 두고 집에 가려니 마음이 찝찝하다. 결국 배가 고프다는 낭시우에게 돈을 탈탈 털어 밥을 사주기로 한다. 음식점으로 향하면서 낭시우는 과거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하나씩 털어놓는다. 다른 이의 생각과 감정에 귀 기울이고 교감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진한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