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가 아닌 이대로

안오일 글｜김선배 그림｜크레용하우스｜9500원

나무는 오랜 시간을 견뎌 열매를 맺는다. 애벌레도 좁고 어두운 허물에서 여러 날을 버텨 나비가 된다. 원하는 걸 이루려면 이처럼 끊임없이 노력하고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책의 주인공 이대로에겐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대로는 끝까지 하는 게 없다. 금방 싫증 내고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한다. 어느 날 짝사랑하는 민희가 대로를 쏘아보며 말한다. "넌 도대체 끝까지 하는 게 뭐냐? 순 변덕쟁이." 상처받은 대로. 속상한 마음을 달래려 나무에 올랐다가 떨어진다. 눈을 떠보니 이상하게도 나무 안에 갇혀 있다. 주어진 과제를 풀어야지만 빠져나갈 수 있다. 엉킨 넝쿨 풀기, 퍼즐 맞추기…. 대로에게 버거운 과제들이 주어진다. 과제를 풀면서 대로는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성취감을 맛본다. 참을성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뒤죽박죽에서 멋지게 탈출하는 방법

재닛 S. 폭스 글｜좋은꿈｜1만원

정리 정돈을 제대로 못하는 어린이가 많다. '나중에 해야지' 하고 계속 미루다 보면 어느새 주변은 엉망진창이 된다. 가방 안은 꾸깃꾸깃 구겨진 종이들로 가득 찬다. 책상과 사물함도 마찬가지. 자리를 잡지 못한 물건들로 뒤죽박죽이다. 이럴 때 필요한 물건을 찾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정리를 잘하면 상상 이상으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책은 왜 정리를 해야 하는지부터 시작해 뒤죽박죽인 공간을 정돈하는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따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더불어 뒤죽박죽인 계획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법도 알려준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 숙제 계획 짜기 등에 대해 예시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

■인성이 자라는 오륜행실도

김은의 글｜김용철 그림｜학고재｜1만3500원

옛날에 길분이라는 소년이 살았다. 어느 날 아버지가 모함을 받아 사형을 선고받는다. 길분은 눈앞이 캄캄해진다. 그는 신문고로 향한다. 조선 시대 억울한 일을 하소연할 때 백성이 치던 북이다.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아버지 대신 제가 벌을 받겠습니다." 이 모습을 본 임금은 길분의 진심을 시험한다. 사형에 쓰이는 칼을 꺼내 겁을 주고 며칠 동안 옥에 가두기도 한다. 길분은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아버지 대신 죽겠다고 꿋꿋하게 버틴다. 그의 효심에 감동한 임금은 길분과 아버지를 풀어준다. 책은 정조 21년(1797년) 간행된 '오륜행실도'를 이해하기 쉽게 풀었다. 효자, 충신 등 도덕적으로 모범이 될 만한 인물 20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한 편의 얘기가 끝날 때마다 글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을 토론 형식으로 보여준다.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불량 암행어사 허신행

유순희 글｜푸른책들｜1만1500원

'정말 가기 싫사옵니다.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허신행은 목 끝까지 나오려는 말을 꾹 참는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긴다. 명문가(家)의 삼대독자인 허신행은 암행어사로 임명됐다. 암행어사의 여정은 험난하다. 지방으로 가는 길에 전염병에 걸리거나 도적 떼에 납치를 당할 수도 있다. 허신행은 목적지인 전라도까지 가면서 여러 백성을 만난다. 양반들에게 땅을 빼앗긴 사연을 듣고, 흉년이 들어 배를 쫄쫄 굶는 백성의 모습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허신행은 처음으로 양반이 아닌 백성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다른 이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누군가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질 줄 아는 태도를 갖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