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발, 열아홉 발

김해우 글｜푸른책들｜1만1000원

"우리 엄마가 이제부터 너랑 놀지 말래." "왜?" "너희 엄마가 쓰레기장을 우리 집 앞으로 옮겼잖아" "거기가 중간이니까 그렇지." 지연이는 현주와 티격태격한다. 아파트 쓰레기 수거장 위치를 놓고 엄마들끼리 다투고 난 뒤였다. 702동 앞에 있던 쓰레기 수거장을 705동 쪽으로 옮긴 게 발단이었다. 누군가 수거장을 702동 쪽으로 다시 밀면서 다툼은 계속 된다. 지연이가 세보니 702동에서 수거장까지는 일흔네 발짝, 705동에서부터는 아흔세 발짝이다. 어젠 일곱 발 차이였는데 오늘은 열아홉 발이나 차이가 난다. 싸움은 아이들에게까지 번진다. 지연이와 현주는 서로 본인의 집 근처에서 학원 차가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친구와의 우정, 부모님의 사랑 등을 주제로 한 다섯 편의 동화가 담겼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존재하며, 행복해지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말해 봐, 들어 줄게

콜린 피에레 글｜유하영 그림｜크레용하우스｜8500원

학교에서 돌아온 알뱅은 기분이 좋지 않다. 친구 레안을 제대로 위로해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생각하며 슬퍼하는 레안에게 알뱅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레안의 마음을 달래줘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알뱅은 문득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떠올린다. 하얀색 털에 검은색 점이 있어 판다라고 불리는 고양이다. 알뱅은 판다의 '가르랑' 소리를 들으면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곤 했다. 알뱅은 직접 고양이 소리를 내 레안을 위로하기로 결심한다. 다음 날부터 고양이처럼 행동하면서 가르랑거리려 노력한다. 어린이들은 누군가의 아픔을 달래는 데 서툴다. 책은 거창하지 않아도 진심 어린 위로만으로 상대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숲으로 놀러 갈래?

앨 맥퀴시 글｜레베카 기번 그림｜주니어김영사｜9500원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로 놀러 간 벨. 할아버지에게서 멋진 자전거를 선물받는다. 신이 난 벨은 자전거를 타고 숲으로 향한다. 경치를 감상하던 중 참나무 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낯선 장소다. 길을 잃은 것 같아 두려워하는 벨에게 벌 한 마리가 다가온다. 놀랍게도 벌은 말을 할 줄 안다. 벨은 벌과 숲 속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곤충·식물·동물을 만난다. 이 과정에서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으며 서로 조화를 이룬다는 걸 알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벨은 도시 곳곳에서 살아 숨 쉬는 자연을 느낀다. 책을 펼치면 형형색색의 색 잔치가 펼쳐진다. 환한 색깔의 그림과 자연을 관찰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티베탄 마스티프

거르러치무거 헤이허 글｜고인돌｜1만3000원

티베탄 마스티프는 사자를 닮았다고 해서 '사자개'라고 불린다. 폐활량이 다른 개보다 좋아 산소가 부족한 고원에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다. 과거부터 고원지대에서 소떼와 양을 보호했다. 책의 주인공 거쌍도 티베탄 마스티프다. 거쌍은 목장에서 지내다가 개 장사꾼에게 팔려 도시로 간다. 우연히 만난 청년 한마를 주인처럼 따르며 복지원, 시골 초등학교에서 차례로 지낸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어린이들의 안전한 하굣길도 책임진다. 어느 날, 학생들을 데려다 주던 중 눈보라를 만난다. 거쌍은 굴을 파 아이들을 피신시킨다. 한 학생이 없어진 걸 파악한 거쌍은 눈보라를 헤치고 아이를 찾아 나선다. 중국 빙신 아동문학상 수상작. 거쌍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과 재미를 두루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