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갈래로 땋아 올린 빨간 머리, 주근깨투성이 얼굴, 무릎까지 끌어올린 짝짝이 양말…. 이 '괴짜' 스타일의 주인공은 누굴까. 맞다. '말괄량이 캐릭터의 아이콘(icon)', 삐삐다.

삐삐가 올해 '칠순'을 맞았다. 1945년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속 캐릭터로 전 세계 독자와 만났으니, 꼬박 70주년이 된 셈이다.

'삐삐 탄생 70주년'을 축하하는 전시가 국내에서도 열린다. 다음 달 31일까지 서울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강남구 테헤란로) 전시실 2층에서 개최된다. 전시 명칭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과 삐삐 전(展)'.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은 삐삐를 낳은 '엄마'로, 스웨덴이 자랑하는 동화 작가다. 무려 110여 편에 달하는 걸작을 내놓은 덕분에 '동화의 어머니'라는 별칭도 붙었다. 그의 이름을 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은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 작가상으로 통한다. 현재 린드그렌의 작품은 9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됐고, 관련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이번 전시에선 린드그렌의 일대기와 생전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공개한다. 물론 그의 분신이자 결실인 작품도 함께한다.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을 포함해 '엄지 소년 닐스' '지붕 위의 칼손' 등 13편을 소개한다. 해당 작품들은 스웨덴어로 제작된 원서로도 만날 수 있다.

부대 전시도 흥미롭다. 작가의 뒤를 잇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 수상 작가들의 도서가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다. 어린이 방문객을 위한 체험과 자유로운 독서 공간도 제공한다.

전시장 풍경도 인상적이다. 린드그렌이 유년 시절을 보낸 스웨덴의 시골 마을을 테마로 꾸몄다. 그야말로 '동화 속 한 장면'이다. 전시는 무료.

●문의: (02)3413-4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