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나라별 가뭄과 홍수로 인한 피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수도권과 강원도 등이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받았어요. 땅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죠. 다행히 장마 전선이 한반도에 드리워지면서 한시름 덜었지만, 아직 가뭄 해갈엔 역부족이라고 하네요. 반대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문제인 나라도 있어요. 현재 중국 쓰촨성 일부 지역은 70년 만에 닥친 최악의 홍수로 고생하고 있죠. 이처럼 물은 세상을 움직이는 아주 중요한 존재입니다. 이런 물과 세계적인 물 이슈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

물의 탄생과 여행

46억년 전 지구에서는 화산 폭발이 끊임없이 일어나 마그마가 들끓고 있었어요. 이 마그마가 식어 암석으로 변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증기를 머금은 가스가 새어 나왔죠. 수증기는 차가운 공기 중에서 응결돼 구름이 되었고, 곧 엄청난 비가 쏟아졌어요. 땅 위로 내린 빗물의 양은 어마어마해서 강을 이루었고, 또 바다를 만들었죠. 40억년 전부터 지구에 떨어진 얼음 별똥별이 녹아 강·호수·바다를 만들었다는 가설도 있어요.

지구상의 물은 땅과 바다, 하늘을 옮겨 다니며 자신의 모양을 바꿔요. 고체·기체·액체로 말이에요. 햇빛이 비춰 기온이 오르면 바다나 육지에 있던 물은 수증기가 돼 하늘로 올라가요. 수증기는 공기의 움직임을 따라 여행하다 기온이 떨어지면 비나 눈의 형태로 지표면에 다시 떨어지게 되죠. 땅에 내린 비(눈)는 냇물이나 강물이 되고, 나머지는 땅 밑으로 스며들어요. 이 같은 과정의 반복이 '물의 순환'이에요.

물=식량=에너지

물은 그 자체가 식량입니다. 우리는 물을 먹지 않고 살 수가 없어요. 몸의 약 60~85%가 물로 이뤄져 있죠. 물은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도울 뿐 아니라 영양소 운반과 노폐물 배출, 체온 유지 등 다양한 역할을 해요. 몸속 물 중 1~2%만 빠져나가도 심한 갈증을 느끼고, 5%를 잃으면 혼수상태에 빠지죠. 또한 동물이나 식물의 생명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 바로 물이에요. 이 외에도 물이 없으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요. 씻고 빨래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데 물이 꼭 필요하거든요. 자, 위 박스 그래픽은 각 물건 생산에 사용된 물의 양입니다.

세계는 지금 '물 전쟁'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은 약 14억㎦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이 바닷물이라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의 0.01% 이하예요. 이처럼 물은 한정된 자원인데 소비자인 지구촌 인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어 물 부족 사태와 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는 2025년 52개국 약 30억 명이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어요.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 9명 중 1명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관련 질병 때문에 20초당 1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고 있죠.

여기에 '지구온난화' 탓에 가뭄에 시달리는 나라 또는 지역도 급속하게 늘고 있습니다. 홍수보다 피해 상황이 훨씬 크고 심각하죠. 4년째 혹독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가 대표적이에요. 올해 피해액만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고 하네요. 브라질도 84년 만의 가뭄으로 수백만 명이 고통받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라고?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유엔(UN)은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세계 각국을 물 풍족·부족·빈곤 등 세 가지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강수량은 전 세계 평균 강수량의 1.6배에 달해요. 그러나 1인당 이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전 세계 평균의 1/6에 불과하죠. 인구밀도가 높고, 전체 강수량의 2/3 정도가 여름에 집중되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국토의 65%가 산악 지형이라 빗물이 대부분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가 버려요.

그렇다면 우리가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요? 2012년 기준 332L랍니다. 이는 일본(320L) ·이탈리아(332L)와 비슷한 수준이에요. 스페인(176L)·스위스(288L)에 비해 많고, 중국(366L) ·노르웨이(397L)·미국(455L)보다는 적죠.


물의 미래를 위해

'물 저금통' 댐은 비가 많이 올 때 홍수 예방을 위해 물을 저장하거나, 가뭄 시기에 물을 공급하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댐 건설만으로 물 부족 사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순 없어요. 이에 따라 바닷물에 녹아 있는 소금기를 제거해 민물을 얻어내는 '해수의 담수화', 구름에 화학 약품을 뿌려 비를 내리게 하는 '인공 강우' 등의 기술이 개발됐죠. 습지를 조성하거나 빗물 이용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어요. 생활 속에서 물을 아끼려는 개인의 노력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음은 그 방법들이에요. 참고해서 물과 지구의 미래를 함께 지켜나가요.

―화장실 변기 수조에 벽돌을 넣어두면 물을 절약할 수 있어요.
―세수나 설거지를 할 땐 대야에 물을 받아 사용하세요.
―샤워 시간을 2분만 줄여도 한 번에 24L의 물을 절약할 수 있어요.
ㅡ쌀 씻은 물을 화분에 주는 물로 재활용하세요.
―뜨거운 물을 쓰기 전에 나오는 찬물을 모아뒀다 필요한 곳에 사용하세요.

※자료 제공=환경부,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