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담장을 넘겼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사진)가 이틀 연속 '대포'를 쏘아 올렸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첫 두 경기 연속 홈런이다.

30일(한국 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벌어진 미네소타 트윈스전(戰). 5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첫 타석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회 상대 선발 어빈 산타나(33)의 직구(151㎞)를 두들기며 시즌 7호 포를 기록했다. MLB 11년 차인 산타나는 지난해 14승, 통산 121승을 거둔 리그 정상급 투수다. 특히 강정호는 이틀 연속 상대팀 에이스 공략에 성공했다. 전날 그는 아메리칸리그 세이브 1위(29세이브)인 특급 소방수 글렌 퍼킨스(32)를 상대로 9회 결승 홈런을 터트린 바 있다. 강정호는 이날 7·9회 각각 안타를 추가하며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팀도 10-4로 대승을 거뒀다.

7월, 강정호의 활약은 눈부시다. 이날 경기까지 총 23경기에 출전, 30개의 안타를 몰아쳤다. 월간 타율이 0.370에 이른다. 출루율(0.440)과 장타율(0.593)을 합한 OPS(On-base Plus Slugging Percentage)는 무려 1.033에 달한다. 이는 MLB 내셔널리그 전체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OPS는 타자의 기록 중 가장 중요한 지표다. 야구는 득점을 많이 하는 팀이 승리하는 싸움이다. 따라서 득점 생산 능력이 높은 타자가 좋은 타자다. 득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지표는 바로 출루율과 장타율. 자주 출루하면 득점 기회를 여러 번 만들 수 있고, 2루타 이상의 장타를 많이 터트리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도 커지기 때문이다. 보통 10할 이상의 OPS를 기록하면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분류된다. 결과적으로 7월 한 달 기록만 놓고 봤을 때, 강정호는 엄청난 활약을 펼친 셈이다.

강정호는 최근 뜨거워진 방망이 덕분에 강력한 월간 신인상(이달의 신인) 후보로 떠올랐다. 그가 월간 신인상을 받는다면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2003년 4월 시카고 커브스의 최희섭(36·KIA) 이후 두 번째 수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