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소연이 FA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AP 뉴시스

'지메시' 지소연(24)이 소속팀 첼시 레이디스에 '첫 우승'이란 큰 선물을 안겼다.

지소연은 1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여자 FA컵 결승전 노츠카운티와의 경기에서 짜릿한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는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전반 37분 팀 동료 에니 알루코의 패스를 넘겨받아 상대 수비수 2명을 뚫고 침착하게 왼발 슛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이후에도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노리는 등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불과 이틀 전까지 몸살로 인해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는데도 탁월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후반 44분 로라 쿰즈와 교체돼 나갈 땐 3만 관중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덕분에 1대0으로 승리한 첼시 레이디스는 처음으로 FA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2012년에도 결승에 진출했으나, 버밍엄시티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영국 BBC 방송은 "'작은 마법사'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지소연이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고 보도했다.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지소연의 결승골은 거의 리오넬 메시 스타일이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지소연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꿈의 무대에서 결승골을 넣고 팀이 우승하는 데 도움이 돼서 너무 기쁘다. 대한민국의 동아시안컵 첫승까지 기쁨이 두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엠마 헤이즈 감독은 "지소연의 골은 분명 특별했다"며 "지소연이 정말 자랑스럽다. 그의 전투적인 경기가 오늘 승리를 이끌었다"고 했다. 이어 "우린 앞으로 리그 5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충전해 남은 경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 여자프로축구에 몸담았던 지소연은 2014년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 지난해에만 9골을 터트리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여자선수상 등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