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거한 '한국 민주화의 상징'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립서울현충원에 영원히 잠들었다.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國家葬) 영결식과 안장식이 26일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국가장이 거행된 건 이번이 처음. 국가장은 국가가 주도해 치르는 장례로, 국가나 사회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 대상이다. 기존 국장(9일)과 국민장(7일)을 통합, 5일 이내로 간소화해 지난해 말부터 시행했다.

영결식 당일까지 수많은 조문객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에 마련된 빈소에 발걸음 했다. 공식 조문이 마무리된 26일 오후 1시 기준 누적 조문객 수는 약 3만7000명에 달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200여 개 분향소와 국회의사당 본관 정부합동 분향소에는 16만명이 넘게 다녀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은 이날 오후 1시 20분 무렵 서울대학병원 빈소에서 출발해 영결식 장소인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 악화로 인해 영결식에 참석하는 대신, 빈소에 재방문해 발인식을 지켜봤다.

영결식은 김동건 전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오후 2시부터 1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친지, 각계각층 인사 등 약 1만명이 참석했다. 조사(弔辭)는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추도사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맡았다. 이어 고인의 종교인 개신교 의식을 시작으로 불교·천주교·원불교 등 4대 종교의식이 거행됐다. 추모곡은 바리톤 고성현 한양대학교 교수, 국립합창단, 구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준비했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 좋아했던 노래인 '청산에 살리라'를 불렀다.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차는 안장지인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중간에 동작구 상도동 사저에 잠시 멈춰 유족들이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들고 집안을 돌아봤다.

오후 4시에 시작된 안장식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유해는 현충원 장군 제3묘역과 제2묘역 사이 능선 쪽에 만들어진 묘지에 묻혔다. 이로써 군부 독재에 맞서 싸우며 민주화를 온몸으로 이뤄낸 김영삼 전 대통령〈본지 2015년 11월 23일자 2면 참조〉이 역사 속에 자리하게 됐다.